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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내 연구진, 코로나19 내부 구조 규명…치료제 개발 발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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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왼쪽·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과 장혜식 IBS 연구위원(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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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5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의 구조를 밝히기 위한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현재는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어 기존에 개발된 약물이나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가 효과가 큰 치료제 개발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과 장혜식 연구위원팀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으로 코로나19에 걸리게 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에 실렸다.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숙주세포 안에서 만드는 모든 RNA, 즉 ‘RNA 전사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고 기존 분석법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RNA도 확인했다.

RNA 전사체 분석은 해체해야 할 건물의 내부를 샅샅이 확인해 구조적인 약점을 찾는 것과 비슷한 활동이다. 바이러스 유전자들이 몸체 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확인하면 어떤 약물이 코로나19의 힘을 약화시킬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DNA가 아니라 RNA 형태의 유전자를 지닌다.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투해 유전정보가 담긴 RNA를 복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하는 교량인 ‘스파이크’ 같은 바이러스의 외부 구조도 한꺼번에 생성된다. 연구팀은 세포 안에서 생산되는 RNA 수십여 종도 추가로 발견해 코로나19의 감염 구조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김빛내리 단장은 “새로 발견한 RNA 등은 치료제를 개발할 때 새롭게 표적으로 삼을 만한 후보군”이라며 “바이러스의 증식원리를 이해하고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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