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일문일답]이주열 "증권사 우량 회사채 담보대출 협의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장 안전장치로 비은행 대출 검토"

"정부 보증 下 SPV 설립, 효과 클 것"

"금리 정책여력 남아 상황 보고 대응"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4.09 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이준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회사채시장 안정 도모를 위해 1차적으로는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지난주)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에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과 전액공급방식의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고 있지만,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어 "한은과 정부가 실무자 선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같은 방식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연준이 그랬듯이 정부보증 하에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설립하는 게 상당히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직접 비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을 통해서 이런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는 기본적으로 한계와 제약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신용 보강을 통해 시장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어디까지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은이 회사채를 직접매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법적으로 제약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지금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유동성 수요 전액은 제한 없이 공급하고 있고, 국고채의 경우도 국고채 수급안정과 시장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하면 매입할 계획도 있다. 제 답변은 이것으로 충분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연준의 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 대출기구를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현재 미 통화스와프자금을 통해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당장 이용한다기보다는 한 번 같이 지켜볼 생각"이라면서도 "어떻든 미 연준과의 레포 거래를 통해서 달러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점은, 이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4.09 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심각해보이는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보나. 올해 통방에서 GDP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럼 0%대 성장 정도를 말하는건지 아님 마이너스 성장가능성 없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가 예상을 넘어서 빠른 속도와 또 아주 강한 강도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각국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국경을 통제한다던가 자가격리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하고 있다. 그에 따라 각국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해있고, 글로벌 경기는 소위 리세션(recession)이라고 하는 침체 가능성이 높다 본다. 사실상 이러한 경기 부진이 일정 국가 지역에 국한 않고 전세계 모든 나라가 겪는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보다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성장률이 플러스로 가냐 마이너스로 가냐 질문했는데 결국 국내경기 흐름은 코로나19 진정에 달려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확산되면 어느정도로 갈지는 코로나 사태 진전에 따른 경제 흐름에 달렸다.

비단 경제전문가뿐 아니라 보건·의료 전문가들 의견도 다 정리해서 이들의 전망을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갖고 예측해보게 된다. 전세계에 걸쳐서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중에 진정돼서 3분기, 하반기 들어서면 곧바로 정상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시나리오다. 그렇게 보면 국내경제가 플러스 성장한다는 예상을 해본다."

-올해 플러스 성장, 1%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불확실성 때문에 제가 참 답변하기가 그렇긴 한데 1%대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0%대 플러스 이런 것은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 진행 양상에 따라 가변적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 또 나중에 전망이 틀렸다고 할 수있지만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가정을 세우고 하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악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불확실하다."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정책 여력 남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기준금리를 0.75%로 낮췄다. 지난번에 비교적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에 당연히 정책 여력은 조금 줄어드는게 사실이다. 통상 정책여력이 있냐 없냐 할 때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인식하는건 실효하한 개념 떠올리는 것 같다. 금융안정 차원이라든가 유동성 함정이라든가 어떤 기준을 내세우든 간에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개념으로 실효하한을 생각을 하는데, 사실상 실효하한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수준에서 딱 고정된 것이 아니고 가변적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 금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실효하한도 같이 내려갈수 있는 개념이다. 그래서 그런 개념 염두에 두면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이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금리정책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씀드린다. 금리정책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 맞춰 얼마든지 정책대응을 해야 된다. 5월 인하 여부는 이자리에서 한다 안 한다 말씀 못드리고 금리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로 답변 대체하겠다. 그리고 저희들이 금리 물론 여타정책수단도 상황 따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말씀드린다."

-기준금리 대폭 인하 등에도 단기금리에 비해 장기금리는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이 경우 소비와 투자 진작 효과는 제한적인데 이부분 평가해달라. 더불어 추가경정예산할 때 국채매입도 고려할수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지난달 임시금통위를 개최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 이후에 장기시장금리의 하락폭이 제한적인 건 사실이다. 그 이유를 보면 주요국 장기시장금리가 상승세 보였다는 점, 추경 관련 국채공급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서 국내장기시장금리 영향 제한적이다.그렇지만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금리에 어느 정도 선반영되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1월부터 하락세 보여왔고, 3월 하순 들어서는 국내 장기금리 하락 제한시킨 2가지 요인으로 시장의 반응이 일부 완화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렇게 종합해보면 지난달 기준금리 효과가 어느정도는 분명 작동됐다 생각한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원마련 필요에 따라서 국채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에 따라서 국고채 수급안정을 통해서 시장안정을 도모할 생각이고 그런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도 적극 실시할 예정이다. 아까 실무자에게 보고 받기로는 오늘 오후에도 국고채 매입계획을 공고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한은의 문제의식이 안일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같은 외부 비판에 대해 총재님 소회를 듣고 싶다.

"금통위원들 전부 다 국내에 경제 금융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상황에 맞춰 저희들이 지금까지 적극적인 정책을 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보다도 그 이상을 넘어서는 충격이 있다고 생각해 과거에도 하지 않은 정책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은이 이런 조치를 하면서도 중앙은행에 부여된 권한, 범위 내에서 저희들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기대와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꾸 미 연준 조치를 거론하고 비교하는데 미 연준 조치도 어느것 하나 중앙은행 권한이나 범위를 벗어난 적 없다. 각국별로 상황이 달라 차이가 있다. 주어진 권한 내에서는 그야말로 금융안정, 어려움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0%대 금리임에도 오늘 소수의견이 2명 나왔다. 마침 4명의 금통위원이 임기 종료로 퇴임하는데 2명의 소수의견에 무게감을 얼만큼 받아들여야 할지 궁금하다.

"2명 소수의견은 비단 오늘만 나온 게 아니고 여러번 나왔기 때문에 특별히 오늘 소수의견 두 사람에 대해 무게감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금통위는 다수결 합의제 기구다. 어디까지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 의견으로 결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Juno2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