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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온라인개학 첫날부터 ‘말썽’… 교육부 장관 “이런 경험도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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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서버 문제와 상관 없다… 일시적 시스템 오류"
IT 업계 "용량만 늘리면 뭐하나… 뒷받침 기술이 허술"
16일 온라인 개학 확대 시 혼란 더 커질까 우려 제기
유은혜 "처음 가는 길…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

조선비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중3,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일인 9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조희연 교육감과 온라인개학 추진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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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맞은 9일 접속 지연 등으로 수업에 차질을 빚으며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말썽은 주로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일어났다. 앞서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를 통해 최대 300만명까지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증설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막상 이날 많은 원격 수업들이 버벅대는 현상을 보이거나 아예 접속조차 안 되며 교사와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EBS에 따르면 온라인클래스는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10시 20분 사이 접속 오류를 일으켰다. 그사이 EBS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접속이 지연되고 있으니 잠시 후 다시 이용해 달라"며 "지연되는 동안 EBS 초등, 중학, 고교 사이트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EBS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주로 중학교 3학년 수업 위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일시적 시스템 오류 탓이지 서버 문제와는 상관 없다. 구체적인 원인은 현재 파악 중"이라고 했다.

EBS 해명과 달리 IT업계에서는 이날 온라인클래스 장애를 서버 문제와 떼서 볼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라는 게 단순히 서버 용량만 늘린다고 이에 맞춰 데이터 처리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NAS(네트워크저장장치)나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 등 클라우드 운영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최적화돼야 하는데 EBS가 이같은 요소를 제대로 신경쓰지 못한 것 같다. 마치 컴퓨터로 치면 CPU(중앙처리장치)나 메모리는 486 컴퓨터 수준인데 하드만 최신으로 무작정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모든 통신사들이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회선 관리를 철저히 했고, 막히는 구간이 없도록 용량을 증설하는 등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통신 관련 문제보다는 클라우드 자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또다른 LMS인 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도 일부 이용자들이 지연 현상 때문에 불편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학습터의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측은 "e학습터 서비스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이용자 컴퓨터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e학습터 접속자가 평소보다 5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폭증하는 이용량에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e학습터는 KERIS와 네이버를 중심으로 베스핀글로벌,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기업들이 연합군처럼 뭉쳐서 원격학습 체계를 구축했다"며 "또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현재 전담 TF를 구성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운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원격학습 창구로 화상회의 서비스 ‘줌’이나 구글 ‘행아웃’, 네이버 ‘밴드’ 등을 활용하라고 가이드를 내놨다가 줌이 보안문제로 도마에 오르자 방침을 바꾸고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를 중심으로 원격 강의를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날 온라인클래스는 고3과 중3을 상대로, e학습터는 중3을 상대로 온라인 수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날 사태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앞으로 온라인 수업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날은 중·고교 3학년만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됐지만 오는 16일에는 중·고교 1, 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경기 수원 고색고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식 축사에서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 역시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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