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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포데믹'으로 변이한 코로나19…전 세계 음모론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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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코로나19 음모론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른바 '인포데믹'(거짓정보 유행병)이 소셜미디어를 휩쓸었고, 일부 나라 정치인들도 코로나19 음모론에 편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음모론은 생물 무기라는 주장입니다.

생물 무기론은 코로나19 위기가 미중 패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널리 퍼졌습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점을 들면서 중국의 생물무기라는 주장이 한때 제기됐습니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인근의 생화학 실험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12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나라도 코로나19 생물 무기론에 가세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중국이 박쥐와 쥐로부터 '슈퍼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면서 중국의 생물무기 음모론을 부채질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생물무기라고 선동했고, 러시아의 친정부 매체들은 미국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코로나19를 만들어냈다는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도 코로나19 음모론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림자 정부가 전 세계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코로나19를 퍼트렸다는 가짜뉴스, 빌 게이츠가 제약회사를 대신해 코로나19를 만들었다는 음모론, 코로나19 환자를 헬리콥터에 태워 전파하고 있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휩쓸었습니다.

또 남미에서는 코로나19가 에이즈를 퍼트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루머가 퍼졌고, 이란의 친정부 단체들은 코로나19를 서방의 음모로 묘사했습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를 타고 코로나19가 퍼진다는 황당한 소문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고, 5G 기지국에 불을 지르는 방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유명인사들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전파하며 음모론 확산을 불 지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우디 해럴슨과 팝스타 미아(MIA)가 대표적입니다.

두 사람은 5G와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주장한 루머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올려 근거 없는 주장 확산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런 유명인사들이 음모론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산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정치인과 셀러브리티 등 저명한 인사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믿음 확산에 20%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소는 이들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올리는 게시물은 전체 관련 게시물의 69%를 차지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많게는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이런 유명 인사들의 발언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며 상당한 파급력을 갖습니다.

이에 페이스북, 왓츠앱,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거짓 정보 유통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앞장서기로 뜻을 모으는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런 허위 정보 확산이 현실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지속됩니다.

대니얼 웰링턴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학교 부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가짜 정보를 믿는 사람일수록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5G를 타고 휴대전화를 통해 코로나19가 퍼진다는 주장을 믿는 사람일수록 집에 머물면서 정기적으로 손을 씻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입니다.

로이터 연구소의 스콧 브레넌 선임연구원은 "이 소수의 사람이 이런 (거짓) 정보를 널리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P는 "음모론은 또 다른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음모론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보건당국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해 전염병을 더욱 퍼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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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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