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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빠듯한 살림살이 ‘보험’도 중도해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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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3월 장기해약환급금 작년보다 30% 늘어

전문가들 “납입유예·약관대출 활용하면 금전적 손해 줄여”

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금융상품 중 최후의 보루로 꼽히는 보험은 중도에 해약하면 납입한 원금보다 적게 돌려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납입유예나 약관대출 등을 활용해 가급적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주문했다.

8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3개 생보사와 5개 손보사 등 8개 주요 보험사의 지난 3월 장기해약환급금은 3조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2조3294억원에 비해 6868억원(29.5%) 증가했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3개 생보사의 경우 지난 3월 장기해약환급금은 1조8569억원으로, 1년 전 1조4527억원에 비해 27.8% 증가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는 지난해 3월 8767억원에서 올해 3월 1조1593억원으로 32.2% 증가했다.

가계 살림이 어려워지면 매월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보험부터 해약하고 이어 투자상품인 펀드와 예·적금 등의 순으로 해약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2월 중하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생산과 소비가 줄면서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할 경우 보험 해약환급금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24개 생명보험사들의 누적 해약환급금이 11월 24조원대로 전년 대비 3.3% 증가율을 나타낸 바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계약 총액은 매년 늘어나기 때문에 해약환급금 규모도 매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들이 늘면서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은 통상 중도해지할 경우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나중에 보험에 다시 가입하려고 해도 보험료가 더 비싸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 노후를 위해 가입한 장기보험상품을 중도 해약하는 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가계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보험 상품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납입유예나 약관대출을 통해 우선 어려운 사정을 해결하는 게 금전적으로 손해를 덜 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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