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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완치자 '피'로 완치 성공했다 "2~3% 미만 최중증 환자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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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브란스병원이 혈장치료로 완치한 환자 이모씨의 폐 사진. 김씨가 혈장치료를 받기 전(좌)과 후(우)의 흉부 X-ray 영상. [사진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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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국내 처음으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두 명에게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한 결과 증세가 호전됐다고 7일 발표했다. 두 명 모두 완치됐으며, 그중 한 명은 퇴원했다. 세계 코로나19 환자가 120만명을 돌파하고 7만명가량이 숨진 가운데 혈장치료 효과를 입증해 환자 치료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준용 교수에게 혈장치료 과정을 들었다.

Q : 67세 여성 환자는 퇴원했고, 다른 한 명은 왜 퇴원하지 않았나

A : 한 명(김모씨,71세)은 회복 중이다. 코로나 19는 완치됐지만, 몸 상태가 좋아져야 한다. 산소치료는 조만간 중단할 것이다. 심한 폐렴을 앓아서 전신 상태가 떨어져 있어서 회복 과정이 필요하다.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Q : 두 명에게 같은 혈장을 썼나

A : 그렇지 않다. 각각 다른 완치자의 혈장을 투입했다. 완치자의 혈장 500mL를 한 사람의 확진환자에게 투여한다.

Q : 혈장을 투입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하나

A :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의 성분을 뺀 담황색의 액체 성분을 말한다. 완치자의 혈액을 받아서 혈장만 남기고 적혈구 등의 성분은 다시 완치자에게 주입한다. 이어 혈장의 안정성을 검사한다. 에이즈 등의 혈액 감염 질환이 없는지 스크리닝한다. 또 혈액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혈액형이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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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장치료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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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혈장치료가 어떻게 도움이 되나.

A : 중증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과 과도한 염증 반응을 잡아야 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염증 반응을 호전시키지만, 바이러스 증식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장과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하면 부작용을 줄이고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번에 완치된 두 명의 환자에게 에이즈·말라리아 치료제를 썼다. 혈장치료만으로 좋아졌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혈장이 스테로이드랑 조화를 이루면서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됐다.

Q : 모든 중증 환자에 혈장을 쓸 수 있나.



A : 그렇지 않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있는 중증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쓴다. 전체 확진자의 2~3% 미만의 최중증 환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혈장치료는 자칫 바이러스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고, 폐 손상을 더 유발할 수 있다. 그런 위험성을 경고한 과거 연구가 있었다.

Q : 한계점은.



A : 이번에 100% 효과를 입증한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과정의 부작용을 고려해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그리고 혈장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와 대조해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2명 투여한 것으로는 과학적 근거가 불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Q : 이번에 혈장 치료를 안 했다면 두 명의 환자가 어떻게 됐을 것으로 보나

A : 그건 알 수 없다.

Q : 제도적으로 보완할 게 있나

A :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혈장을 기증받아서 혈액은행에 모아뒀다가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이번에는 다른 병원과 연결돼 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Q : 코로나19 혈장 치료가 처음인가

A : 그렇지 않다. 중국에서 5명의 환자에게 투여해 효과를 봤다는 논문이 나와 있다. 한국이 두 번째다. 유럽과 미국은 혈장치료를 하기 위해 혈장을 모으고 있다고 들었다.

Q : 그 전에 사용된 적이 있나

A : 사스·메르스·에볼라·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에 혈장치료를 활용했다. 감염학회 치료 지침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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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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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메르스 때 국내 의료진이 9명의 환자에게 혈장치료를 시도했다. 당시 공군 김모(44세) 원사의 혈장을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와 119번 환자(평택시 경찰)에게 주입했다. 혈장 효과 때문만은 아니지만 둘 다 긴 치료 끝에 메르스를 이겼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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