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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자가격리 끝나니 살맛, 라커룸에서 앞구르기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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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외인들 훈련 복귀 "마치 감옥에서 나온 느낌이네요"

조선일보

쿠에바스, 데스파이네, 로하스


7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는 활기로 가득 찼다. 14일간 자가 격리를 끝낸 외국인 선수 셋이 처음으로 훈련에 합류한 날이었다. 팀 동료들이 "살아 돌아왔다"며 그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취재진 앞에서 한국어로 "야구합시다!"라고 외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베네수엘라)는 "동료들을 만날 생각에 기뻐서 앞구르기를 하며 라커룸에 들어갔다"며 "마치 감옥에서 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쿠바), 멜 로하스 주니어(30·미국) 등 KT의 외국인 선수 셋은 지난달 23일 입국한 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KBO 권고에 따라 14일간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이날 세 선수가 나란히 훈련장에 나오면서 KT는 외국인 선수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간 다섯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완전체 훈련'을 소화한 구단이 됐다.

KBO 리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강타자 로하스는 "집에서 게임도 하고 요리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무슨 요리를 했느냐고 묻자 한국어로 "고기, 삼겹살, 라면"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코로나 대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적절한 대처가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투수 데스파이네는 "집에 있다 보니 근육이 빠져 체중이 줄었다"며 "아직 실전 등판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4월 말이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민이 깊다. 이 감독은 "훈련장이 시끄러운 것을 보니 (외국인 선수들이) 오긴 온 것 같다"며 합류를 반가워하면서도 컨디션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감독은 "투수들이 지금부터 몸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시즌이 5월 초에 개막할 경우 곧바로 등판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준과 배제성 등 국내 투수들에게 개막 시리즈를 맡길 생각도 하고 있다.

KT에 이어 LG와 삼성이 8일, 한화와 키움은 10일부터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모두 자가 격리를 끝내고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수원=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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