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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반대 이어 보건장관 교체설까지…브라질 대통령 행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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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조치 놓고 주지사들과 마찰 / 장관 경질도 의회 등 반대 무산 / 주요 도시선 퇴진촉구 냄비 시위

세계일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EPA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반대하며 주지사들과 마찰을 빚은 데 이어 보건장관 교체설까지 흘려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을 교체하려다 대통령실의 군 출신 참모들과 의회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주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 법”이라며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싼 견해차에도 만데타 장관을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날 갑자기 교체설을 흘렸고, 후임자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만데타 장관은 얼마 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제한적으로 격리하고 일반인들은 일터로 복귀해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진두지휘하는 만데타 장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대규모 사회적 격리와 학교 수업 중단, 상가 영업활동 금지 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만데타 장관은 심지어 내각회의 도중 대통령 면전에서 “코로나19는 가벼운 감기가 아니며 지금은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면 반박해 화제가 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반대에도 각 지역에선 사회적 격리가 확대되고 있다. 상파울루주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사회적 격리 조치를 오는 22일까지 15일간 연장하기로 했다. 여론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사회적 격리 확대에 찬성했다. 만데타 장관 교체 소문이 나돌면서 상파울루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냄비나 프라이팬, 주전자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는 지난달 17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 브라질 확진자는 1만2232명으로 중남미 30여개국 가운데 가장 많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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