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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서울 첫 코로나 사망···구로 콜센터 4인 가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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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책임지던 아내가 '콜센터'서 감염

중앙일보

10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구로구보건소 관계자가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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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직원과 접촉자를 포함해 확진자만 160명이 넘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의 가족이다.

7일 마포구에 따르면 폐암을 앓던 A씨(44ㆍ남)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세상을 떠났다. 폐암으로 투병하던 A씨에게 코로나19는 치명적이었다.

A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 A씨는 폐암으로 일을 못 해 집에서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아이들을 둔 아내의 짐이 무거운 상황이었다.

마포구에 따르면 A씨의 아내가 일한 곳은 지난달 초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였다. 구로구 콜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8일. A씨의 아내는 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9일부터 온 가족은 외부 출입을 끊고 집에 머물러 왔지만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증상이 나온 것은 지난달 16일로 인후통과 콧물 증상이 생겼다. 아내는 코로나19 증상이 보이자 17일 마포구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튿날 오전 7시30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아내의 확진 소식에 18일엔 A씨와 자녀들 모두 검사를 받았다. 온 가족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가용을 이용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9일부터 자가격리를 이어왔지만, 이들네 가족은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암 투병을 하던 A씨는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서남병원에서 각자 격리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A씨 가족은 선별진료 전까지 외부 출입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는 최근 A씨의 아들과 아내가 먼저 완치돼 퇴원했다고 밝혔다. A씨의 딸은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탓에 장례식을 치르기 어려운 데다 가족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해 장례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홀로 남겨진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생활비 지원 등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확진 581명, 해외 216명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6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81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접촉 관련자는 216명이다. 확진자 증가 추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곳곳에서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한 공무원 수험학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드러나자 동작구는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한 69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하기로 했다. 확진자는 서초구에 사는 20대 남성으로 지난 6일 학원에서 5시간가량 수업을 들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수업 중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에선 유학생 가족의 확진이 이어졌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강남구는 최근 들어 서울에서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구가 됐다. 강남구는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유학생의 어머니가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강남구에서만 확진자가 54명"이라고 밝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최근 2주간 자가격리자가 1946명으로 아마 내일(8일)이 되면 자가격리자가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현예ㆍ황수연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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