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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檢, '직원 상습 폭행' 이명희에 징역 2년 구형…"전형적 갑을관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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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차례 걸쳐 운전기사 등 9명 욕설·구타한 혐의

檢 "피해자들 생계 때문에 일 그만둘 수 없어" 지적

이명희 "남편 돌아간 뒤 죽고싶다 생각도" 선처 호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재판장 권성수) 심리로 열린 이씨의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이씨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대응하지 못한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폭력과 욕설을 참은 것은 생계를 위해 일을 그만둘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든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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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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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 도롯가에서 차에 물건을 제대로 싣지 않는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걷어차거나,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기도 했다.

이같은 이씨의 행위는 2018년 4월 인천 하얏트호텔 증축공사 현장에서 서류를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국민에 알려졌다.

최후 변론에 나선 이씨는 “저의 부덕으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데 대해 많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미숙한 행동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 남편 조 회장의 1주기인데 회장이 돌아가신 다음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도 했었다”며 “이런 처지를 가엾게 여겨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울먹였다.

또 “지난 5일 영종도를 다녀왔는데 대한항공 비행기의 92%가 거대한 호수같이 모여있었다. 저희 아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어 또 다른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며 “남은 생애 아이들을 아우르면서 반성하며 좋은 일을 하겠다”고 읍소했다.

한편 이씨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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