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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故 조양호 1주기…아직 '격랑' 중인 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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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대한항공 반석 위에

다사다난한 가족사…말년엔 '땅콩회항' 등으로 고난

3세 조원태 체제 본격화

경영권 분쟁·코로나19 위기 상존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 8일로 1년이 된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조원태 체제'를 공식화하며 3세 경영시대를 열었지만, '남매의 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격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면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오는 8일 고 조양호 회장 1주기를 맞아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선영에서 추모행사를 갖는다. 이날 추모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어려운 항공업황 등을 감안해 조원태 회장 등 그룹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대한항공 반석위에…순탄치 않았던 가족사 = 고 조중훈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양호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45년간 항공업계에 몸 담으면서 대한항공을 반석 위에 올린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체제 하에서 1990년대 잇따른 항공사고, 외환위기(1997~1998), 9ㆍ11테러(2001),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사태(2003),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2015) 등 굵직한 대내ㆍ외 악재를 뚫고 국내 대표 캐리어의 위상을 지켜냈다.


조양호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도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 Team) 창립을 주도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중역을 맡는 등 활약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지내면서 올림픽 유치에도 공헌했다.


하지만 그의 가족사는 순탄치 않았다. 승계 초반엔 '장삼이사'로 대표되는 왕자의 난을 겪었고, 말년엔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시작으로 일가족이 여러 갑질ㆍ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별세(2019년 4월8일) 직전에는 평생 직장인 대한항공에서 사내이사직을 잃기도 했다.


◆끝나지 않은 남매의 난에, 코로나19 미증유 위기까지 =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별세 후 조원태 회장이 3세 경영을 본격화 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당장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남매의 난은 현재진행형이다. 조원태 회장이 일단 1차전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가세와 함께 파트너 델타항공의 지원사격으로 경영권을 방어했으나 3자연합은 향후 주주총회 등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최근에도 3자연합은 한진칼 지분 0.61%(36만5000여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42.74%까지 끌어 올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 그룹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이 단 판 승부로 끝난 적은 거의 없다"면서 "합산 지분이 40%를 넘긴 만큼 분쟁은 수 년간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상가상으로 업황 역시 코로나19로 최악이 됐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주기장에 멈춰있을 정도다. 올해 조(兆) 단위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조원태 회장으로선 경영위기 극복과 경영권 과제라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이에 최근 조원태 회장은 사외이사에 선임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지배구조 개선에 착수한 데 이어, 유휴자산 매각을 본격화 하는 등 본격적 자구에 나선 상태다. 임직원을 대상으로는 임원 임금 반납, 6개월 단위의 순환 유급휴직 제도 등을 시행 또는 논의 중인 단계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라면서 "유휴자산 매각 등 군살빼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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