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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코로나 확진' 日 프로야구 선수 사죄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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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술집서 女 접대부와 파티로 코로나 감염 의혹

타 구단 선수 자가격리, 리그 개막 일정도 미뤄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던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외야수 이토 하야타(31)가 지난 5일 퇴원했다. 하지만 축하를 받기는커녕 일본 현지 여론은 싸늘하다. 이토도 구단을 통해 “이번 일로 응원해주신 많은 팬과 야구계 관계자에게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앞으로 프로야구 선수로서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야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두고 ‘참회’라고 했다.

조선일보

이토 하야타/한신 타이거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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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가 퇴원하면서 사죄를 한 것은 코로나 감염 과정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데다, 이토 감염이 일본프로야구 전체에 미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토는 지난달 27일 팀 동료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26), 포수 나가사카 겐야(26) 등과 함께 일본프로야구 선수 중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단은 처음 이들 세 명을 포함한 한신 선수 7명과 이들의 지인 등 총 12명이 지난 14일 오사카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했던 여성 3명도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고, 구단도 회식 자리 총 인원수를 13명으로 정정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후 ‘구단이 뭔가를 감추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 자리가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라 고급 술집에서 여성 접대부들이 함께한 파티였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논란이 커졌다. 당시 일본 정부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긴급 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마련하고, 일본 안팎에선 2020도쿄올림픽 연기론이 나오는 등 일본 내 코로나 위기의식이 커지는 시기였다. 이토 등은 프로야구선수로서 이런 사회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주의하게 행동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들의 코로나 감염이 일본프로야구에 미친 파급력은 컸다. 확진자 발생 이후 모든 선수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소속팀 한신도 지난달 26일부터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 계획은 오는 9일부터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이토를 제외한 2명이 아직 완치되지 않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과 같이 기숙사에서 식사했던 고졸 2년차 내야수 오바타 류헤이(20)가 최근 발열 증상을 보여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가 음성 판정을 받는 등 팀 전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주니치 드래건스 등 다른 구단도 영향을 받았다. 이토는 지난달 20~22일 나고야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연습 경기에 출전했다. 이토의 코로나 확진 소식이 알려진 후 주니치는 지난달 30일 홈구장 긴급 방역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이토와 밀접하게 접촉한 2군 선수 2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들은 지난 5일까지 건강에 이상이 없어 6일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다른 구단들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일본프로야구 개막도 다시 한번 연기됐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대표는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시즌 개막을 미루기로 했다. 원래 일본프로야구 개막 예정일은 3월 20일이었다. 이미 4월 10일, 20일로 두 차례 연기했는데, 리그 내 확진자 발생으로 세 번째 연기를 한 것이다. 일본 현지에선 개막 전후 각 구단의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5월 말에 개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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