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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종 인사이드] 세계銀 감동시킨 기재부 신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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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획재정부가 세계은행에 보낸 책자 표지.


"한국의 혁신적 코로나19 대응법을 공유해달라."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 앞으로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막타르 디오프 세계은행(WB) 부총재가 "봉쇄 조치 없이도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대응 방법과 경험을 전염병 대응에 취약한 개도국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지시가 떨어지자 1997년 국제 분야 전문가로 채용된 이대중 개발금융총괄과장이 '총대'를 잡았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국제 인재다. 최대한 신속하게 '지침서'를 작성하기 위해 박준석·이현지 개발금융총괄과 수습 사무관이 소집됐다. 두 사무관은 지난해 5월 입사했고 교육을 마친 뒤 올 1월 기재부 개발금융총괄과에 배치된 '신참'이다. 평소 기재부·한국은행·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와 언론 기사 스크랩을 담당하던 직원들이다.

WB는 단순히 '자가진단 앱을 비롯한 방역 과정의 정보기술(IT)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재부에서는 이를 포함한 총괄적인 지침서를 만들어 세계에 공유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두 사무관은 즉각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현황 △한국의 보건·검역 조치 △한국의 비상경제 대응 조치에 관해 그간 수집해온 자료를 선별해 번역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장과 사무관들은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특징을 △신속성 △3T 조치 △민관 협력과 시민의식으로 요약했다. 시작 하루 만인 이날 밤늦게 완성된 초안 제목은 'Tackling COVID-19(코로나19와 싸우는 법)'였다. 만들어진 자료가 영문이기에 이 과장은 밤을 꼬박 새우며 검수와 첨삭을 해야 했다. 자료를 발송하고 나니 '감동'이라는 반응이 되돌아왔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본인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싸우며 우리가 택한 조치는 국제적으로 매우 유용한 자료이며, 한국 사례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보건IR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영문 자료 표지 각주에는 자료를 만든 이 과장과 박준석·이현지 수습 사무관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며 "아마 이 세 사람에게 외국 여기저기서 문의가 많이 올 것이며 임용한 지 1년이 안 된 앳된 사무관들의 어엿한 활약을 보니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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