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4.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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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맞붙은 여야 선거 사령탑의 메시지가 뚜렷한 입장차이를 나타내며 남은 열흘간의 선거공방을 예고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입선대위원장은 '포용'을 택했다. 이 위원장은 4일 공개유세 연설을 통해 "(황 대표를)미워하지 않겠다"며 "어차피 우리는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심판'을 밀어붙였다. 황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들을 미워한다.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나"며 다시금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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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어차피 우리는 서로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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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교북동 일대에서 선거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2020.4.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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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전날 종로구 유세에서 유권자를 향해 "황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말고, 저 이낙연도 너무 미워하지 말라"며 "우리는 어차피 서로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저부터 생각이 달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며 "혹시 마음 속에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입을 꾹 다물고 참겠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선거운동 기조와 맞닿아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자 정쟁을 자제하고, 차분한 선거 유세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고통의 강은 아직도 우리 앞에 흐르고, 위기의 계곡은 아직도 우리 앞에 입을 벌리고 있다"고 언급한 이유다. 그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황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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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워한다.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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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한 지지자가 황 후보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0.04.03. kkssmm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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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강력하게 이어갔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모든 건 무능한 정권의 문제"라며 "권력에 눈 먼자들이 제 구실을 못해 우리가 지금 험한 꼴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특히 "이들을 미워한다.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내 아버지, 내 어머니의 자부심마저 망하지 하지 않았나. 나에게 저주를 일으키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 게시글을 삭제한 상황이다.
통합당 차원에선 이 위원장의 발언을 좀 더 직설적인 언어로 비판했다. 정원석 통합당 상근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의 '황교안, 미워하지 않겠다' 발언은 마치 본인을 명실상부한 여권 대선주자로 착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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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연설 직후 외신기자 문자 받아...'마음에 닿는 말, 감동하는 자신 발견했다'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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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4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낙연 TV'에서 "연설에 왔던 어떤 외국인 기자가 저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고 한 연설 직후다 “감동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에피소드다.
그는 “말이라는 것이 늘 실수하기 쉽고 마음에 미움이 있으면 표현되기 쉽다”면서 “많은 자기 수양과 절제, 훈련이 없이는 언제든지 말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연설에 온 어떤 외국 기자가 저한테 문자를 보냈다. 읽어드리겠다. 이러면 자기 자랑이 되는데”라며 문자 메시지 내용을 소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이 위원장의 말이) 합리적이면서도 마음에 닿았다. 스스로 감동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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