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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스크 확보 문제로 '미국-캐나다'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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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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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심 방호물자인 마스크 확보 때문에 미국이 주변 우호국들과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마스크 부족 사태에 빠진 미국이 자국내 수요 충당을 위해 과도한 수출금지를 단행하면서 캐나다와 독일과 갈등에 빠졌다.

폴리티코는 4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에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는 마스크가 소원해졌던 미국과 캐나다간 관계를 더 벌어지게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발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마스크 수출 금지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캐나다에 대한 의료용 N95 마스크 수출을 중단하라고 세계 최대 마스크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3M에 지시했다.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제정된 DPA는 대통령이 긴급 상황에서 민간 기업에 주요 물품의 생산 관련 활동을 강제하도록 보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3M을 포함한 미국 의료업체들에게 수출 금지를 따르지 않을 경우 대가를 치를 거라 경고한 데 대해 3M은 "반인도주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인도주의뿐만 아니라 의료용품 생산을 위한 부품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야 미국에서 마스크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반발을 불렀다. 더구나 미국이 완제품 수출을 금지할 경우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을 겨냥해 같은 보복조치를 단행해 결과적으로 미국내 의료용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즉각 미국의 마스크 수출 금지령은 캐나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핵심 물자가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방해하면 캐나다만큼이나 미국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력을 촉구했다.

트뤼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관해 수 일 안에 대화할 계획이라면서 캐나다가 미국에 의사, 간호사, 장갑, 진단 키트, N95마스크 핵심 소재 등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도 환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캐나다는 보복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공동 협력하는 것이 양측에 이득이 된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마스크가 필요하다. 다른 이들이 (우리) 마스크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다른 이들이 주려 하지 않으면 우리는 강하게 대응할 것이며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급해진 캐나다는 서둘러 중국에서 마스크를 수입하기로 하고 미국과는 수출재개를 위해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미국과 대화를 유지하는 한편 2018년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해 미국에 넘겨준 뒤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중국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캐나다와 중국은 2018년 12월 캐나다가 화웨이 회장 딸이자 CFO인 멍완저우를 밴쿠버에서 스파이혐의로 체포해 미국으로 추방한 뒤 급속히 관계가 냉각됐다. 중국은 그 보복으로 캐나다인 2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고, 카놀라씨를 비롯한 캐나다산 제품 수입을 규제하고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해빙의 싹이 엿보인다. 캐나다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던 2월 초 중국에 개인 방호장비 16톤어치를 보냈고, 한달여 지난 지금 중국은 캐나다에 마스크 등을 보내면서 양국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독일 현지언론들도 독일 베를린 시정부가 미국의 의료장비 제조회사 3M에 돈을 내고 주문한 마스크 약 20만장이 태국 방콕 공항에서 압류된 후 미국으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시정부의 안드레아스 가이젤 내무장관은 이번 사태를 지적하며 미국을 '현대판 해적'으로 맹비난했다.

이번 사태는 마스크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일 국방물자법을 발동해 3M에 마스크 생산을 명령한 미 정부는 아시아 및 캐나다와 중남미에 대해 마스크 외에도 인공호흡기 공급 중단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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