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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19’ 이틀째 3만명씩 폭증한 美, 결국 자발적 마스크 착용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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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비축 장비’, 유통기한 10년 지난 마스크까지 등장... ‘지침 위반’ 강경조치 확산

세계일보

미국 텍사스 주 방위군 장병들이 지난달 31일 댈러스의 케이 베일리 허치슨 컨벤션 센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야전병원을 설치하기 위해 장비를 풀고 있다. 댈러스 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하루 3만명이상 폭증하자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발적인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 착용(face covering)을 권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연방정부가 공급한 보호장비의 품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코로나19 대응 지침 위반자에 대한 처벌도 확산하고 있다.

◆美 코로나19 환자가 전세계 25%… 뉴욕주 “시신 냉동보관 공간 없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 10시22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27만8568명, 사망자는 7163명으로 집계됐다. 환자는 이틀째 매일 3만명이상씩 증가했고, 사망자도 1000명이상씩 늘면서 폭증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확진자는 전세계의 25%에 육박했다. 뉴욕주의 경우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이상 늘면서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중국 전체 확진자 수를 압도했고, 사망자도 3000명이 넘었다.

뉴욕주 장의사협회는 “2일 오후부터 더 많은 뉴욕시의 장의사들로부터 한계에 도달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일부 장의업체는 시신을 냉동 보관할 공간이 바닥났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연방재난관리처(FEMA) 요청에 따라 영안실 업무 부대를 뉴욕에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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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정례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CDC “자발적 마스크 착용” 권고…트럼프 “나는 안쓰겠지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자발적 공중보건 조치라면서 자발적인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 착용(face covering)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CDC는 미 국민이 외출할 때와 공공장소 등에서 자발적으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권하며 의료용 마스크가 아닌 천 마스크 등의 안면 가리개를 권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 권고의 적용 기간에 대해 “그들은 일정 기간 그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CDC 권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은 마스크를 착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나라)대통령, 총리, 독재자, 왕, 여왕을 맞이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만 마스크 부족 사태가 불거질 경우 더큰 혼란에 빠질 것을 염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3M은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는 물론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우리가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마스크의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미국 뉴욕 브롱스의 한 병원 간호사들이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필요한 N95 마스크 등 부족한 개인보호장비(PPE)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유통기한 10년 지난 마스크 공급한 정부… “비축 의료장비 이미 동났다”

이미 연방정부의 비축분을 제공받은 지자체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마스크 등 ‘불량 의료장비’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사실상 연방정부의 비축 의료장비가 이미 동났다는 얘기일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진단했다.

앨라배마주에 도착한 마스크 약 6000천개는 너무 낡아 삭은 상태인 데다 사용기한은 이미 10년이 지난 2010년까지였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보내진 인공호흡기 150개는 수리가 필요한 상태였고, 오리건주에는 탄성이 떨어져 고무줄이 끊어질 위험이 있는 마스크가 배급됐다. 뉴햄프셔주에는 ‘라텍스 알레르기’를 유발해 사용이 불가한 의료용 장갑 1만6000여개가 도착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주지사 대변인은 “일부 장비가 10년도 더 된 ‘신종플루’(H1N1) 사태 때 정부가 구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여러 주에서 정부의 비축 장비 배급이 늦어지거나 요청한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을 받고 항의하지만, 막상 도착한 장비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보고 당혹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콜로라도주의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비축된 인공호흡기의 공급 및 유통관리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뉴햄프셔주 의회는 미 보건복지부(HHS)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CDC는 일부 품목이 제조업체가 지정한 유통기한을 초과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긴급 수요 때문에 병원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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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장의업체. AP연합뉴스


◆자택격리 어긴 주민에 전자발찌…식료품점 직원 마스크 미착용시 벌금 1000달러

코로나19 대응 지침 위반자에 대한 강경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미 켄터키주의 제퍼슨 지방법원은 코로나19자택 격리 지침을 위반한 주민에게 전자발찌 착용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자택 격리 지침을 어기고 쇼핑을 하러 나온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자 등 다른 3명에 대해서도 전자발찌 착용 의무를 부과했다.

텍사스주의 러레이도시는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면서 공공장소에서 코와 입을 가리지 않을 경우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식료품과 편의점, 주유소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1000달러 벌금 부과 또는 6개월 징역형으로 처벌하기로 했다.

로스앤젤레스(LA)시는 영업 중단 명령을 어긴 담배판매점 등 8개 점포에 대해 이날 형사고발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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