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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용기한 10년 지난 마스크까지… 美, 비축 의료장비 품질 논란 빚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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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관계자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인디오 지역에 설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병원을 살피고 있다. 주방위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역내 병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시 병원을 마련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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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의료장비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정부 비축분으로 제공된 장비 중 일부가 너무 오래됐거나 고장 나 사용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일부 주에 오래되거나 고장난 마스크와 장갑,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장비가 배급되며 오히려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 주에 도착한 마스크 약 6000개는 너무 낡아 삭은 상태였다. 사용기한도 2010년까지로 이미 10년이나 지난 상태였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보내진 인공호흡기 150개는 수리가 필요한 상태였고, 오리건 주에는 탄성이 떨어져 고무줄이 끊어질 위험이 있는 마스크가 배급됐다. 뉴햄프셔주에는 '라텍스 알레르기'를 유발해 사용이 불가한 의료용 장갑 1만6000여개가 도착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 대변인은 "국가전략비축분에서 받은 장비 중 일부는 사용 기한이 훨씬 지나있었다"며 "기한이 만료된 장비 대다수를 코로나19 대응에 사용할 수 있다고 듣긴 했지만 수술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심지어 일부 장비는 10년도 더 된 신종인플루엔자 A/H1N1 2009(신종플루) 사태 때 정부가 구매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대변인은 고무줄에 문제가 있는 마스크는 과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회수했던 것이라며 해당 장비를 의료진에게 아예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여러 주에서 연방정부의 비축 장비 배급이 늦어지거나, 요청한 것보다 훨씬 적은 지원 물품을 받고 항의를 했지만 도착한 장비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알고 당혹감이 배가 됐다고 전했다. 이에 콜로라도 주의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비축된 인공호흡기의 공급 및 유통관리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뉴햄프셔주 의회도 미 보건복지부(HHS)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CDC는 일부 품목이 제조업체가 지정한 유통기한을 초과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긴급 수요 때문에 병원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서 인공호흡기가 6일분만 남았다고 밝힌 가운데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지역구인 뉴올리언스의 의료장비 재고가 오는 7일이면 바닥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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