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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수천명 목숨 구한 美항모 루스벨트호 함장, 댓가는 경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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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11월 촬영된 크로지어 함장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괌에 입항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 호의 승조원들이 경질된 함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아쉬운 이별식을 열었다.

수백명의 이들은 그가 미리 대기 중이던 자동차에 오를 때까지 손뼉을 치며 이름을 연호했다.

루스벨트호의 함장은 코로나19 위험에서 5000명의 승조원을 구하려고 상부에 간곡한 서한을 보냈지만 오히려 경질됐다.

그는 지난달 30일 상부에 서한을 보내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며 신속한 대응을 호소했다.

5000명의 승조원이 다닥다닥 붙어 생활하는 항모 특성상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미 적잖은 승조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이기도 했다.

다음날 미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크로지어 함장의 4쪽짜리 서한이 공개됐다.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치솟았고 결국 하루 뒤 하선작전이 개시됐다. 하지만 2일 날아든 소식은 코로지어 함장의 경질이었다.

20∼30부의 서한을 상부에 돌리는 등 판단이 극도로 좋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크로지어 함장이 서한을 언론에 유출했다고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 서한이 보도되면서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결국 크로지어 함장은 그날로 짐을 챙겨 루스벨트 호를 떠나게 됐다. 그러나 승조원들은 함장이 자신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입장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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