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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일본 지도자 연수 떠난 오장은 "코로나19에 발목 잡혀 재택근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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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 이제 심각함 느껴…한국의 대처 좋았어"

뉴스1

일본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오장은이 코로나19로 발목 잡혔다.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창기,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던 이웃나라 일본은 외려 근래 들어 눈에 띄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일본은 도쿄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NHK는 2일 하루 동안 도쿄도에서만 확진자 97명이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3일에는 다시 89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일본 전체 확진자는 3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스포츠계에도 직접적인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프로 종목은 일본 최고의 인기 스포츠 야구. 지난달 27일 한신 타이거스에서 후지나미 신타로를 시작으로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30일에는 프로축구 J리그 비셀 고베의 사카이 고토쿠가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J리그에서는 세레소 오사카, J2리그(2부) 더스파 구사쓰 등 선수 확진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 2일에는 농구팀 오사카 에베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비상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의 지도자 연수를 통해 제2의 축구인생을 설계하려 했던 '오짱' 오장은도 피해를 입고 있다. 낮은 자세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동해를 건넜는데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재택근무' 뿐이다.

오장은은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도쿄 시내에 있는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일본에 들어온 것이 3월6일인데, 업무 차 1번 구단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는 집에만 머물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지난해 여름 은퇴를 선언한 뒤 지도자 길을 모색하던 오장은은 자신의 현역 첫 프로클럽에서 차근차근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내렸다. 그래서 문을 두드린 곳이 일본 J리그의 FC도쿄. 오장은은 지난 2001년 8월 도쿄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불과 16세 때였다.

이후 오장은은 2005년 대구FC에 입단하며 K리그에 발을 내디뎠고 울산현대, 수원삼성, 성남 FC 등을 거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수원에서 또 울산에서 각각 은퇴식을 마련했다는 것은 그만큼 필드 안팎에서 '잘' 생활했다는 방증이다.

현역 때처럼 성실한 지도자의 출발을 준비하던 오장은은 단숨에 높은 단계를 바라보지 않았다. FC도쿄 산하 초등부 코치로 들어가 아래 단계부터 습득하겠다고 계획을 세운 오장은은 연말과 연초 행정적인 절차를 마무리한 뒤 3월6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19에 발목 잡혔다.

오장은은 "현재 J리그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태다. 그리고 구단의 방침에 따라 선수들과 지도자, 구단 관계자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일본인 코치들은 전화로라도 선수들을 관리하고 업무를 진행할 게 있지만 난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다. 집에서 개인운동을 하면서 대기하고 있을 뿐"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답답하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으니 별 수 없다. 오장은은 "일본은 지금이 최악의 상황 쪽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마치 한국이 대구·경북 지방에 코로나19가 크게 번졌을 때 분위기"라면서 "일본 사람들도 이제 심각성을 느끼는 것 같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는데 연일 고위급 인물들이 방송에서 심각성을 이야기하니 모두 각별하게 조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호기롭게 개막을 했다가 1라운드를 끝으로 중단한 J리그도 기약이 없다. 오장은은 "현재 5월9일 재개를 잡고는 있지만 확진자가 계속 나와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 J리그 측도 그때까지 추이를 지켜보다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날짜를 다시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제때 재개하는 것이)쉽진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돌아보니 한국의 대처가 참 좋았던 것 같다"고 웃은 오장은은 "뭔가 해보려고 왔는데 집에만 있으니 아무래도 답답한 점이 있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어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나도, 한국에 있는 아내와 아들도 건강하다. 조급해 하지 않고 내가 해야할 일을 하면서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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