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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청와대, 총선 거리두기? 배후조정? 갈지(之)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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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집중하겠다며… 정치적 행보에 청원게시판 선별공개 결정까지 ‘언행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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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정치권과의 거리두기에 적극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대유행(팬데믹)의 여파를 최소화하고 방역에 매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치적 행보로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을 막고,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는 것이 정권과 정부여당,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깔린 듯하다. 각종 여론조사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실제 청와대는 연일 정계와의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지난 1일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오는 15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가운데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 혹은 비방하는 등의 게시글을 비공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으로는 'A당 B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처리해달라', 'C당 D 후보는 자질 불량, 전과자', 'E 정당을 해체해 달라', 'F 지역 후보를 고발한다' 등의 글을 예로 들었다.

여기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대기 중인 글 중에도 선거나 정치 관련 내용은 답변기일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문 대통령이 정무수석실에 '선거 관련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다른 업무 말고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 어려움 극복에 전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에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21대 총선 출마자들 중 대통령과의 인맥을 과도하게 홍보하는 이들에 대한 언급이나 판단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3일에는 대통령 스스로 제주4,3사건 72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선거를 앞둔 시기라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추념식과 위령비 참배만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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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재인 청와대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들도 속속 눈에 띤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코로나19 대응 전담의료기관 등을 방문점검한지 1달여 만인 지난 1일, 대구,경북(TK) 대표 국가산단 '구미산업단지' 방문을 결정하고 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을 가졌다.

청와대는 방문목적을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으로 모범을 보인 곳을 격려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기 위한 행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정우 청와대 춘추관장은 '일본 수출규제 당시 소재,부품 위기 극복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구미산단 방문을 '선거개입'이라고 규정했다. 정연국 상근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취지와 명분은 그럴 듯하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가'라며 '우한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인사들은 대구 경북 지역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진들의 헌신과 전국에서 모인 온정으로 이제 겨우 위기를 딛고 일어나려는 때에 대통령이 숟가락을 얹는 것은 몰염치해 보이기만 한다. 더구나 2일이면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다'면서 과거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시절 대통령의 지방순회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을 들어 '시기도 내용도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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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상근수석대변인은 3일 청와대의 국민청원 운영과 관련한 질문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공개 하겠다는 것은 청와대가 입맛에 맞는 것은 공개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공개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하는 것은 운영취지와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민청원 중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이 답변기준을 넘어선 것과 관련해 청원게시판의 운영기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해당 글이) 청원이 맞냐'고 반문했다. 이어 '게시판의 운영계획과 기준이 명확해야하는데 기준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3월 중순부터 3주간에 걸쳐 쿠키뉴스가 요구한 게시판 운영기준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oz@kukinews.com

쿠키뉴스 오준엽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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