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말 한마디의 무게가 크다는 겁니다. 특히 요즘 같은 선거 때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 중요합니다. 자칫 실수를 했다가는, 말 한마디에 수만 표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한 정치인은 선거운동이 끝나는 14일 밤 12시까지는 '제발'이라고 했습니다. 제발 뒤는 아마 말조심으로 보이는데요. 당락을 가르는 말 한마디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삼사일언(三思一言),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한다' 말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이 말 때문에 연일 곤욕을 치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어제) : 투표용지, 비례 투표용지 보셨습니까? 아직은 뭐 잘 못 보셨지만 마흔 개 정당이, 마흔여 개의 정당이 쭉 나열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키 작은 사람은 이거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해요.]
지금 제가 손에 들고 있는 게, 비례대표 투표용지입니다. 48.1cm, 35개 정당이 기재돼 있습니다. 좀 길긴 합니다. 황 대표 입장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이를 굳이 '키 작은 사람', 신체에 빗댄 겁니다. 황 대표는 최근 'N번방 호기심'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지난 1일) : 호기심 등에 의해서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까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따로 만나서 각별히 유의하라, 주의까지 줬는데 또 말실수를 한 겁니다. 그런데 황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입니다.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환상의 허수아비 때리기에 혈안"이라면서 "적당히들 하라"는 겁니다. 꼬투리라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많았는데, 일단 황 대표는 꼬투리로 규정했습니다.
당 대표의 말 한마디가 선거의 승패를 가른 케이스 17대 총선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런 말을 합니다. "60, 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 곧 무대에서 퇴장할 분이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입니다. 참고로 노인 폄하 발언 당시 쉰한 살이었던 정동영 의장은 올해 예순일곱이 됐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이번 총선에 또 도전을 합니다.
선거 때 아무리 말조심을 해도, 과거에 뱉어놓은 말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19대 총선 때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아마 기억하는 분들 많으실 듯합니다. 당시 문제가 된 발언들은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말이었습니다. 김 후보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 기억에서조차 지워진 막말들 때문에 김 후보는 물론 민주당도 선거에서 패배했습니다.
정책이나 인물이 아닌, 말실수로 당락이 바뀌는 것도 꼭 옳은 일은 아닌 듯합니다. 4·15 총선이 이제 1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나 깨나 말조심, 꺼낸 말도 다시 보자 한번 꺼내면 끝이니까, 꺼내기 전 다시 보자가 맞는 듯도 합니다. 이번 총선에 나선 분들, 각별한 입조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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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말 한마디의 무게가 크다는 겁니다. 특히 요즘 같은 선거 때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 중요합니다. 자칫 실수를 했다가는, 말 한마디에 수만 표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한 정치인은 선거운동이 끝나는 14일 밤 12시까지는 '제발'이라고 했습니다. 제발 뒤는 아마 말조심으로 보이는데요. 당락을 가르는 말 한마디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