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n번방 그놈들 다 잡는다" 정부, AI로 가상화폐 부정거래 추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다크웹상 가상화폐 수수 개념도 /사진=KIS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다크웹과 텔레그램에서의 성착취물 생성·유포의 대가로 주고받는 가상화폐 추적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 가상화폐로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행위를 뿌리뽑고 관련자들을 발본색원하려는 것이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모네로 같은 신종 코인은 익명성이 높고 돈세탁 기술이 갈수록 지능화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이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가상화폐 부정거래 추적기술 개발착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가상화폐 부정거래 등 사이버범죄활동정보 추적기술' 공동연구기관을 모집해 이달부터 기술개발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씨가 다

크웹상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수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수사당국이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면서 본격화됐는데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더욱 주목을 받게됐다.

KISA 관계자는 "다크웹상 음란물 유포나 무기, 마약거래 등에서 가상화폐가 수수되고 자금세탁이 흔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 해외의 경우 가상화폐 자금추적 기술이 개발돼 일부 상용화됐는데 국내는 기술 수준이 미흡해 범죄자 추정 및 검거에 어려움이 있어 정부과제로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ISA에 따르면, 이 기술의 핵심은 범죄에 이용되는 가상화폐 지갑과 취급업소(거래소)를 식별하고 AI(인공지능)의 머신러닝 기반으로 가상화폐 부정거래 패턴을 발견해 탐지하는 것이다.


범죄사용된 가상화폐 생성정보 찾아 소유주 추적

가상화폐의 계좌격인 지갑의 경우 개인이 만들거나 거래소에서 발급하는데 지갑주소 자체만으로는 소유주의 정보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지갑의 주소정보를 분석해 어느 거래소에서 발급한 것인지를 가늠하는 게 첫 단계다.

실제 해킹을 통해 상대방을 협박해 대가를 챙기는 랜섬웨어나 보이스피싱의 경우 해커가 특정 지갑주소로 가상화폐를 보낼 것을 요구하는데 피해자로부터 확인한 범인의 지갑주소를 추적하려면 먼저 지갑의 생성처부터 확인해야한다.

머니투데이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거래소가 특정되면 수사당국이 협조를 요청하거나 필요시 압수수색을 통해 지갑 소유주와 거래내역, 연계된 은행계좌 등을 연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도 수사당국이 n번방 사건에 이 방식을 사용하는데 SW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믹싱앤텀블링'으로 불리는 가상화폐 자금세탁 추적에도 필수적이다. 믹싱앤텀블링은 가령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이나 모네로 같은 이종 코인으로 바꾸고 액수를 쪼개거나 시차를 두고 여러 지갑으로 분산해 거래하는 것인데, 수수료를 받고 이를 대행하주는 전문업체들이 활동한다.


가상화폐 돈세탁도 AI가 패턴화해 탐지

KISA는 또 가상화폐 부정거래 정보를 패턴화해 AI의 머신러닝 방식으로 탐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특정지역 이용자의 신용카드가 해외나 다른 지역에서 동일 시점에 사용되면 카드사가 이상거래로 자동탐지하는 것처럼 과거 범죄패턴과 유사하거나 범죄와 연관이 있는 지갑주소와 거래 흔적 등 단서를 추적하는 기술이다.

KISA는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미국의 가상화폐 추적업체인 체인얼리시스(Chainalysis)의 기술수준에 근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4개년으로 예정돼 소요기간이 길다. 이에대해 KISA 관계자는 "R&D사업인 만큼 개념연구와 기본설계, 테스트 등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기술수준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전체적으로는 4년이 걸리지만 매년 요소기술들이 개발되는 만큼 이를 순차적으로 수사 등 실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