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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은, 증권사 직접대출 시사…"실현 가능성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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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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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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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대출을 시사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실제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보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오후 소집한 간부회의에서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대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은행 금융기관도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담보로 한 직접 대출이 가능해진다. 증권사들의 자금 사정도 숨통을 트이게 된다.

한은이 직접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면 그동안 불안정한 회사채 시장과 CP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CP 시장은 지난달 27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CP 매입에서 나선 이후에도 계속해서 금리가 오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에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시행이 될 지 여부 조차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총재가 직접 대출과 관련해 '상황이 더 악화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아놨다"며 "상황 악화에 대한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실제 시행 여부를 시장에서 가늠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은행은 기본적으로 은행 또는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장안정을 지원하지만, 상황이 악화 될 경우에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한은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건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나 시행시기가 없다"며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빠르고 규모 있게 시행돼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발언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그동안 시장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이전보다 진전된 스탠스를 보인 건 좋게 본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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