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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핵항모도 뚫은 코로나…승선원 최소 100여명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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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달 5일 베트남 다낭에 정박한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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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우리는 지금 전쟁을 하고 있지 않다. 선원들은 죽을 이유가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발생한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함장이 국방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브렛 크로지어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함장이 미 해군에 보낸 4장짜리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자 서한에서 크로저 함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며 탑승자 대부분을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공모함의 좁은 공간 내에 많은 감염자를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로저 함장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가장 소중한 자산인 선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며 "선원 대부분을 하선 시켜 2주간 격리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4000명이 넘는 선원이 복무하고 있고, 현재 괌에 정박 중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선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NN은 미 해군 관계자를 인용해 감염자 수가 7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지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최소 100명의 병력이 감염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3명의 감염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은 이 뉴스가 확산하자 CNN에 출연, "선원들을 하선시키기 위해 며칠간 노력했지만, 괌에는 격리시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에 따라 호텔을 확보해 텐트와 같은 임시시설의 설치를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모함엔 무기와 항공기, 원자력 발전소 등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끄는 등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매우 우려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1984년 진수됐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했으며 2017년 북·미 갈등이 고조됐을 때 한반도 인근 해상에도 출동한 바 있다.

CNN은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군 병사 71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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