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했더니 주가도 '빙그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오늘의 포인트]

머니투데이

빙그레의 대표 상품인 투게더 /사진제공=빙그레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증권시장의 기대감도 커진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M&A(인수합병)가 아이스크림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양사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1일 오전 11시30분 기준 빙그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만4400원(29.88%) 오른 6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매도 대기물량 없이 매수 주문 잔량만 9만여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 중이다. 해태제과식품 역시 전일 대비 1570원(21.9%) 오른 874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이후인 오후 6시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4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도 크게 오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부분은 이번 M&A로 양사 모두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빙그레는 시장점유율 확대, 해태제과식품은 적자 사업 정리로 각자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빙그레는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도약하면서 외형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분할한 신설 법인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고 이어 빙그레 27%, 해태아이스크림 15%, 롯데푸드 16% 등을 차지하고 있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 단순 합산 시장점유율은 42%로 롯데제과를 앞선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친 것 보다는 약간 모자란 점유율이지만 거대 식품기업인 롯데와 아이스크림 시장을 양분하게 되면 시장 과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빙그레의 대표 상품은 투게더, 메로나, 참붕어싸만코 등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누가바, 쌍쌍바 등이다. 양사 모두 시장 인지도가 높은 스테디셀러 상품들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 시너지가 예상된다.

머니투데이

해태아이스크림의 부라보콘. /사진제공=해태아이스크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태제과식품은 유일한 적자 사업부였던 아이스크림 사업 정리로 실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해 매출액 1507억원, 영업적자 30억원을 기록했다. 분사 전 기준으로 해태제과식품 내에서 유일한 적자사업부였다.

매각 대금 1400억원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확대 등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지난해 기준 해태제과식품의 부채비율(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210%로 빙그레(20%) 롯데제과(109%) 롯데푸드(87%) 등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매각 대금 일부로 부채를 상환한다면 금융비용 감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생산과 유통에서의 합병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유통 구조 개편과 공급 가격 정상화 등으로 손익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태제과식품은 유일한 적자 사업부 정리로 실적 부담에서 벗어났다"며 "유동성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 혹은 제과·식품에 투자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아이스크림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 재편을 통한 이익 개선과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총 매출액은 1조6292억원으로 5년 전(2013년 1조9371억원)보다 약 16%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1조20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7% 줄었다. 저출생으로 인한 아동인구 감소와 소비패턴 등의 변화로 아이스크림 시장 자체의 확장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는 높은 내수 의존성과 시장 침체 등으로 구조적 성장 요인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라며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여건에 따라 실적 변동성도 크다는 점에서 투자에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