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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켓인]사회책임투자 늘린다던 국민연금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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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투자 비중 감소세..9.1%→8.6%

책임투자 위탁펀드 30%까지 확대가 목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비중이 작년에도 줄었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단계적으로 책임투자 위탁을 늘리겠다고 했으나 목표와는 달리 쪼그라드는 추세다.

31일 국민연금이 지난 30일 공시한 책임투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위탁운용 가운데 책임투자형 펀드는 총 5조1900억원 수준이다. 2018년 말(4조5800억원)과 비교하면 6100억원 가량이 늘었다.

다만 이 기간 국내주식 위탁운용 전체 규모가 50조1000억원에서 60조7000억원으로 1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책임투자형 펀드 비중은 오히려 9.1%에서 8.6%로 감소한 것이다.

2017년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해 5년 내 운용규모를 30%까지 늘려야 한다는 안이 나왔다. 당시 위탁운용 전체에서 10% 수준이었던 책임투자 위탁펀드를 1~2년 내에 20%까지 늘리고 3~4년 내에는 25%, 5년 이후 30% 확대가 목표였다.

하지만 최근 추이만 봐도 책임투자형 펀드가 국내주식 위탁운용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3.7%, 2017년 11.4%, 2018년 9.1%, 2019년 8.6%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펀드 평가액이 바뀔 수 있고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도 작년 말에 나왔다”면서 “책임투자를 늘리겠다는 정책 방향을 잡고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에 적용하기에는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아 시일을 두고 지켜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책임투자 비중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아직 국내 주식시장에 책임투자라는 개념이 안착되지 않은 데다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힘든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수익률에 보탬이 되고 있지는 않아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관들만 관심을 둔다고 해서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RI펀드 전체 설정액은 3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올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 전체에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으나 SRI펀드 설정액은 66억원만 늘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올해 SRI 기존 위탁운용사에 추가 자금을 출자할 것이란 지침은 없었으나 위탁사 추가 선정은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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