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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박사방 피해자 절반 ‘미성년’… 수사 압박에 유료회원 3명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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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조사받던 조씨, 김호제 변호사 선임
변호인 “조씨 부친 간곡한 부탁에 맡게 돼”

n번방 제보자, 종편 인터뷰 후 “감정 상해”
극단적 선택 시도… 생명에는 지장 없어
서울신문

취재진 앞에 얼굴 드러낸 조주빈 -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기 전 포토라인에 서있다. 2020.3.2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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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아동·여성의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조주빈(25)이 운영한 ‘박사방’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아동·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31일 오전부터 조씨를 불러 4차 조사를 이어 가며 박사방을 통한 구체적인 범행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박사방의 피해자가 74명(미성년자 16명)이라고 밝혔지만 대부분 신원은 특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20여명의 신원을 특정했고, 전날부터 조씨에게 각각의 피해자를 알게 된 계기와 범행 내용 및 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묻고 있다. 조씨는 피해자들을 대부분 온라인에서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법무부·대검찰청 등과 협의해 피해자들이 국선 변호사의 조력과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까지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았던 조씨는 김호제(38·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를 선임해 오후 조사부터 함께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씨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맡게 됐다”며 “피해자들에게 잘못을 했지만 적법절차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도록 변호인으로서 조력하려고 한다. 조씨도 많이 반성하고 처벌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씨는 12개 혐의 가운데 일부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n번방’ 유료회원 수 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엄벌을 촉구하는 등 전방위적 수사 압박이 계속되자 이날 박사방 유료회원 3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박사방 유료회원 3명의 자수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수 여부와 관계없이 가담자 전원을 엄정 사법 처리한다는 목표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유료회원을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3곳과 거래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조씨가 사용한 암호화폐 지갑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운영한 박사방 이용자의 닉네임 1만 5000건과 암호화폐 거래 내역 등을 대조해 유료회원을 추려 내고 있다. 경찰은 수사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커, 디스코드, 와이어 등 메신저별로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분석과 수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한편 언론과 수사기관에 텔레그램 성착취 실태를 활발하게 고발한 제보자 A씨가 지난 30일 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종편 방송사 관계자와 면담을 한 이후 감정이 상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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