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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선발·불펜 모두 OK' 파이어볼러 이상규, 야구인생 대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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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청팀 선발투수 이상규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2020. 3. 3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 빼고 모든 운동을 잘하는 선수였어요. 고교시절에는 이도저도 아닌 선수여서 누구는 야수하라고 하고 누구는 투수하라고 했고요.”

LG 우투수 이상규(24)가 대반전을 향한 굵직한 발자국을 찍고 있다. 이상규는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과 평가전부터 30일 잠실 청백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9.2이닝 1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30일 잠실 청백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고 투구수에 따른 구속저하 우려도 날려버렸다. 지난 24일 청백전에서는 최고구속 149㎞, 26일 청백전에서는 최고구속 150㎞를 찍었던 이상규는 이날 46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구속 147㎞를 기록했다.

구속만큼 투구 내용도 화끈하다. 타자를 가리지 않고 정면승부에 임하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아나간다. 이상규는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데 아직 미숙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패스트볼 승부가 많다. 그래도 실점하지 않았으니까 이 부분에 위안을 삼고 있다”며 “불펜 등판 때는 공 하나하나를 전력으로 던졌다. 이번에는 나름 강약 조절도 해봤다. 최고구속 147㎞가 나왔는데 다음 선발 등판시에는 구속이 더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고교시절은 물론 프로 입단 후에도 이상규는 강속구와는 거리가 먼 투수였다. 2015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지명된 이상규는 과거 자신이 어떤 선수였나는 질문에 “야구 빼고 다 잘하는 선수라는 얘기도 들었다. 고교시절에는 이도저도 아닌 선수였다. 그래서 유격수랑 투수를 병행했다. 유격수하면 ‘어깨 좋다’. 투수 해도 ‘어깨 좋다’ 정도의 평가만 받았다. 프로와서도 야수할지 투수할지 고민했다. 강한 어깨 하나만 믿고 투수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프로 입단 후에도 구속은 안 나왔다. 이천에서 던질 때 전광판을 보면 주로 130㎞대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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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상규가 30일 잠실 청백전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변화는 현역 입대와 함께 찾아왔다. 2016년과 2017년 의무경찰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상규는 간절하게 야구를 응시했다. 그는 “군대에 가니 전역 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이대로는 야구를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역 복무 중 간절하게 이거저거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훈련했다. 미국 드라이브 라인 영상을 보고 드라이브 라인에서 공부한 한국 트레이너님들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구속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패스트볼 구속이 140㎞ 중반대로 올랐고 올해 캠프에서는 150㎞를 넘겼다. 그는 “어떻게든 내 몸에 있는 에너지를 다 쓰려고 하면서 구속이 올랐다. 발가락 끝부터 손가락 끝까지 다 쓰려고 한다. 군대시절 간절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이상규는 프로 입단 5년 만에 기회를 잡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1군 경기인 지난해 8월 23일 잠실 NC전을 돌아보며 “당시 긴장해서 더그아웃에서 손톱만 물어뜯다가 갑가지 나갔다. 너무 긴장해서 담이 온 것 같았다”며 “이제는 잠실구장이 좀 익숙해지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야구장에서 아무 것도 안 보였다. 이제는 관중석도 보고 숨도 한 번 내쉰다”고 여유를 보였다.

LG 류중일 감독은 이날 청백전 후 “이상규가 선발로 던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아직 선발투수라고 보기 힘들다. 5이닝까지 길게 던지는 모습을 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상규는 자신의 보직에 대해 “선발과 불펜 모두 내게는 정말 간절하다. 둘 다 좋다”면서도 “그래도 시즌 초반에는 중간에서 나가다가 투수들 체력이 떨어지면 선발로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선발과 불펜 둘다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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