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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마스크 외교’ 구설…불량품 속출에 정치적 의도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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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베이징의 한 지하철역에서 30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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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이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중국 기업들은 코로나19 의료물품 특수를 노리고 진단키트, 마스크 등을 각국에 수출했지만 곳곳서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탈리아 등에 구호물품과 의료진을 보내는 ‘마스크 외교’를 펴고 있지만, 코로나 발원지 논란서 면죄부를 받으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의료물품 가운데 상당수가 불량품으로 밝혀지면서, 각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퇴짜’가 잇따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중국서 수입한 마스크 130만개가 품질 기준에 미달해 전량 리콜 조치했다. 스페인은 중국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로지’사에서 수입한 진단키트를 검사한 결과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고, 회사 측에 제품 교체를 요청했다.

체코에선 중국산 진단키트를 이용한 검사 결과의 80%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터키 정부는 중국에서 들여온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샘플을 검사한 결과 정확도가 30∼35%에 불과해 사용을 거부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의 ‘마스크 외교’를 둘러싼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중국은 지난 12일 이탈리아에 의료 전문가팀과 의료 물자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 의료진과 의료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세계 83개국에 마스크와 코로나19 확진 진단키트 등을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진상 은폐와 축소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을 도우면서 프레임 전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서방의 비판자들은 중국이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발병 초기 은폐 상황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폴란드 국제관계원의 한 중국 전문가도 SCMP에 “중국의 지원 이면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한 중국의 ‘현명한 지도자와 성공적인 정치 체제’라는 식의 서사가 깔려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논란 등을 두고 “문제가 있다면 실사구시의 태도로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서방 언론이 정치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일부러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를 붙여 여론을 자극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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