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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PO 현장 인터뷰] “아직도 긴장된다”는 이건욱, 번뜩이는 재능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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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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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 선발진의 예비 전력으로 눈도장을 받은 이건욱(25)은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팀 청백전이 끝난 뒤 “매 경기 긴장을 한다. 아직도 긴장이 된다. 50구 이상 던지는 게 힘들다”고 빙그레 웃었다.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숱한 국내 중요 경기나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공을 던졌다. 고교 시절 경기당 100구 이상을 밥 먹듯이 던진 기억도 많다. 그런데 경기마다 긴장이 되고, 고작(?) 66구를 던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실토한다. 아직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의미다. 공익근무로 오랜 기간 실전에 뛰지 못했던 선수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적응의 과정에서도 ‘에이스’의 본색은 숨길 수 없었다. 이건욱은 30일 청백전에 퓨처스팀(2군) 선발로 나가 4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초반 제구난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잘 막았고, 5회까지도 힘을 내며 이날 자신의 할당 투구 수를 다 채웠다. 퓨처스팀은 이건욱의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형님뻘인 수펙스팀(1군)을 6-2로 꺾었다.

최고 구속은 144㎞로 아직은 100%에 이르지 못한 상황. 하지만 자로 잰 듯한 코너워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은 역시 이 에이스의 감각이 아직은 죽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1회 공이 뜨면서 애를 먹었지만, 2회부터는 타자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코너워크와 볼끝으로 1군 타선을 잠재웠다. 여기에 3회부터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기복은 있었으나 좋을 때는 확실히 그릇이 다른 투구였다.

이건욱은 “지난 경기에서 낮게 제구를 잡으려고 신경을 쓰다 밸런스가 더 망가졌다. 공 자체에 힘은 있다고 생각해 포수 마스크를 보고 던진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2회가 끝난 뒤 최상덕 투수코치님이 앞에서 던지려고 너무 팔을 뺀다고 말씀하시더라. 테니스 스매시하듯 위에서 찍으라고 조언해주셨다. 요새 밸런스가 계속 안 좋았는데 힘을 빼고 던지고, 포수 사인을 벗어나지 말고 바로 던지라고 조언해주신 것도 주효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사실 애리조나 캠프에서의 공이 더 좋았던 이건욱이다. 그러나 귀국 후 밸런스가 깨지면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룸메이트인 문승원의 조언이 이건욱의 어깨를 풀어줬다. 이건욱은 “좋았다가 페이스가 확 떨어져서 승원이형한테 조언을 구했는데 ‘너무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하지 말고, 볼을 던지더라도 편하게 던지라’고 하더라. 그 조언이 많은 도움을 됐다”고 또 하나의 조언자에게 감사를 드러냈다.

2년 반 이상의 실전 공백이 있었던 만큼 단번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건욱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다시 1루쪽 투구판을 밟고 던지는 이건욱도 “컨디션이 좋으면 타자 몸쪽이 완전히 넓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엄청 좁게 보인다. 감이 아직 없고 밸런스가 흔들려 잘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커서 아쉽다”면서도 “일정대로라면 리그가 이미 시작됐어야 했는데 나는 다시 올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면서 남은 기간 중 총력전을 선언했다.

이건욱은 앞으로도 계속 선발 등판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대체 선발 1순위로 뛰어 오르는 분위기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도 있지만, 1군에서는 언제든지 롱릴리프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군 복무 이후 처음으로 실전에서 50구 이상을 던졌다. 매일 긴장을 한다"는 이건욱이지만, 그 긴장이 서서히 풀려갈 때쯤 보여줄 전투력은 기대를 걸 만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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