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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용범의 도전…블루오션 ‘펫보험’ 시장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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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천만, 잠재성 큰 펫보험

보장 확대 차별 전략으로 독보적 행보

한국금융신문

▲ 사진: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반려동물 보험 경쟁에서 국내 최초의 장기 펫보험을 선보인 메리츠화재가 압승을 거두는 모습이다.

펫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하고 보장 항목에서 제외됐던 슬개골 탈구를 최초로 기본 보장토록 한 김용범 부회장의 상품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펫퍼민트’는 지난해 10개 손보사가 판매한 펫보험 계약 건수 2만2220건 가운데 1만7927건(강아지 1만5886건, 고양이 2041건)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펫퍼민트 펫보험 출시 이후 지난 20일까지 판매 건수는 강아지 2만3641건, 고양이 236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펫보험 신상품을 선보인 대형사 DB손해보험, 삼성화재의 같은 기간 판매 건수를 크게 웃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펫보험을 출시했다가 2년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가입률 저조와 높은 손해율 때문이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재출시를 앞두고 상품 설계에 공을 들였다. 기획자, 계리사, 수의사 등의 인력을 투입해 전담 TF를 구성해 일본과 미국의 펫보험사와 미팅을 통해 해외 사례를 학습했다.

또 애견 박람회, 강아지·고양이 커뮤니티, 반려견주와의 심층 인터뷰 등을 분석해 실질적인 보상체계와 언더라이팅(인수 심사)체계를 구축했다.

상품 조사부터 출시까지 13개월의 준비 끝에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8년 10월 선보인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퍼피앤도그보험’은 보장 기간을 3년으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가입 대상은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이며, 최대 만 20세까지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반려견의 전 생애를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국금융신문

▲ 메리츠화재의 반려동물 보험 ‘펫퍼민트’가 차별적 전략을 앞세워 손해보험업계 펫보험 시장을 선점했다.


상품의 특징은 반려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부터 피부나 구강질환 등을 기본 보장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당시 경쟁 보험사에서 진행성 유전병이라는 이유로 기본보장하지 않았던 슬개골 탈구를 보장해 관심을 모았다. 현재는 대부분 손보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기본계약에서 보장하고 있다.

또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해 문턱을 낮춘 점이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는 반려동물 등록률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보험금 자동 청구에 필요한 가입증용 얼굴 전면 사진 1장만 제출하면 미등록견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반려견이라면 보험료의 2%를 깎아주는 할인 혜택도 있다. 의료비 발생 위험도도 기존 단순 크기에 의한 소·중·대형견 구분에서 탈피해 반려동물 의료비 빅데이터를 통해 견종 및 나이별 평균 진료비를 분석했다.

이에 보험료도 진료비 수준에 따라 5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차별화했다.

상품의 의료비 보장비율은 50%와 70%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수술을 포함한 입ㆍ통원 의료비는 연간 각 500만원, 배상책임은 사고당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메리츠화재는 이어 지난해 3월 반려묘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장기 고양이보험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여기에 1600여개의 동물병원과 제휴해 해당 동물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보험가입 시 받은 펫퍼민트 카드를 제시하면 보험금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계약자의 추가 행위 없이 인증, 진료, 수납과 동시에 보험금 자동 청구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생·손보협회에서 보험 소비자들을 위한 독창적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독점적 상품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평생을 함께 하는 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뚜렷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려동물 의료비 지출이 커지고 보험에 대한 요구는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반려동물보험 시장 규모는 112억5000만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7년 9억8400만원 수준이었던 펫보험 연간 보험료는 2018년 12억8000만원에서 무려 8.8배 가량 성장했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 역시 올해 10개사로 증가했다. 2만2220건으로 전년의 8147건보다 172% 증가했다.

2017년(2776건)과 비교하면 2년 사이 700% 성장했다. 판매채널도 기존 대리점에서 설계사, 대리점, CM, 펫샵 등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펫보험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1000만 인구 시대`가 도래하면서 펫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는 물론 진료 표준화나 식별 방식 개선 등 제도 보완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등록 반려견 수인 130만마리 가운데 30만마리만 보험에 가입해도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반려동물 보험시장을 메리츠화재가 선제적인 전략을 통해 선점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등록제 제도개선과 진료항목 표준화 및 진료비 공시제·사전고지 도입 등이 도입되면 반려동물 보험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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