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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종인 “예산 용도 바꿔 100조 지원” 경제 이슈로 첫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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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선대위원장 행보



경향신문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대표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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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80)이 29일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처음 등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한 경제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예산 용도 변경을 통해 100조원을 조달한 뒤 자영업자와 소규모 영업장 노동자 등의 임금을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보장해줄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을) 국회 의석 과반 정당을 만들어서 6월 개원 국회 개시 1개월 내에 (이 같은) 코로나 비상경제대책을 완결해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현 상황 ‘비상사태’ 규정 등

전공인 경제정책 내세워서

총선 승기 잡기 계산 추정

임팩트 약해 효과 의구심


자신의 전문 분야인 경제정책을 전면에 끌어올려 4·15 총선의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특히 예산 용도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대책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이미 여권에서 코로나19 대책 예산으로 100조원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어 ‘임팩트’가 약한 데다 야당이 정책 집행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지난 26일 통합당행을 선언한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소규모 영업장 노동자의 임금 보전을 골자로 하는 100조원 규모의 비상경제대책을 내놨다. 예산 조달 방법에 대해선 “지금 같은 상황에선 512조원 예산 중 상당 부분이 남게 된다”며 “정부와 국회는 신속하게 올해 예산의 20% 정도 규모를 항목 변경해서 코로나 비상대책 예산으로 전환해 우선 100조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예산 집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므로 예산을 돌려 임금을 보전해주자는 취지다. 앞서 황교안 대표가 신용보증기금 국채 발행을 제안한 데 이어 김 위원장도 근로자 임금 보전을 주장한 것이다. 통합당이 ‘코로나 의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선거 승패 수도권서 좌우”

서울 후보들 지원 나섰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을 듯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전후로 서울 지역 후보들의 선거 지원에 나섰다. 선거 승패를 가를 수도권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서울 종로의 황교안 대표 선거사무실을 찾아 총선 전망과 관련해 “121개의 수도권 선거구를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내가 보기에 선거는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자회견 전엔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섭 후보(서울 도봉갑)의 출정식에 참석해 “이런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나라’를 두 번 다시 겪으면 큰일 나는 것이 국민들 심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현 정부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전공’인 경제대책을 앞세워 수도권 지원에 나섰지만 효과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정부·여당이 100조원 규모의 현금 지원에 나선 데다 정부 대응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인 상황도 김 위원장으로선 부담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1977년 의료보험 제도 설계자고, 1989년 보건사회부 장관을 맡아 ‘전 국민 보험 체제’를 확립했다고 소개했다. 현 의료체계 기틀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다시 당적을 바꿔 선거 지휘를 하면서 ‘철새 정치인’ ‘낡은 정치인’ 이미지가 강화된 것도 걸림돌이다. 당 관계자는 “김종인식 경제 이슈가 먹힐 총선이 아니다. 그의 올드한 이미지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등판한 이날 약 50일간 잠행했던 유승민 의원도 수도권 후보 지원에 나섰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경제’와 유 의원의 ‘개혁보수’ 이미지를 더해 중도 표심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다. 유 의원은 측근인 지상욱 의원(서울 중성동을)과 직접 영입한 1호 인사인 김웅 전 검사(서울 송파갑) 선거사무소를 방문했다. 유 의원은 “수도권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께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 원하는 방식으로 도와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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