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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중국판 ‘n번방’ 사건 터져…한 사이트 회원만 86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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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신경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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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가 잇따라 적발돼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29일 신경보(新京報)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당국은 최근 신경보와 누리꾼들의 제보를 받아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야먀오(芽苗·새싹)과 츠위안(次元·차원) 등을 적발해 폐쇄 조치하고 사이트 운영자 추적에 나섰다. 야마오 등 이들 사이트에는 아동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지난 27일 첫 보도에서 언급한 4개 사이트 이후에도 성착취물 사이트들이 줄줄이 적발되고 있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신경보는 이번 사건을 중국판 ‘n번방’ 사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판매한 한국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사이트들은 대체로 비슷한 수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은 포인트를 충전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내려받는다. 한 사이트는 128~238위안(약 2만2000~4만원)의 입장료를 받았고, 등급제로 운영됐다. 어떤 사이트에선 성착취물 링크를 클릭하거나 공유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기존 회원이 신규 회원을 모집해왔을 때도 포인트를 지급했다. 신경보는 “많은 이용자들이 아동 성착취물을 퍼뜨려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한 사이트에만 회원수가 무려 86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다른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는 3분마다 회원이 1명씩 늘어날 정도로 확산세가 빠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사이트의 서버는 중국 밖에 있어 신고로 폐쇄되면 인터넷 주소를 바꾸는 수법으로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들 성착취물 사이트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자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유관 기관과 협력해 증거 수집에 나섰다. 당국은 중국 내 사이트 관련자 등을 엄히 처벌할 방침이다. 다만 사이트 운영자 외에 가입자들이 처벌받은 규정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주목한 기사를 내보냈다. CNN은 기사에서 n번방 사건의 피해 사례와 조주빈씨 등 가해자들의 범죄 행각, n번방 사건을 추적하고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을 전하면서 “광범위한 성적 학대와 만연한 여성 혐오 비난을 해결하려 고심해온 한국인들에게 이번 사건은 피뢰침(lightning rod·비판이 집중되는 사람 또는 사건)이 됐다”고 전했다. CNN은 또 “텔레그램의 암호화된 특성은 세계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저항 도구로 입증됐지만, 플랫폼의 익명성은 채팅방 참가자들이 익명으로 남을 수 있게 했다”고 지적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26일 홈페이지 성명에서 “한국의 법은 여전히 많은 가해자가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며 “검찰과 경찰은 너무 자주 이런 사건들을 무시하거나 잘못 처리해 피해자들에 다시 상처를 주고 정의를 부정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 판사는 성범죄 생존자의 권리가 모든 사법대응의 최우선에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정부는 생존자가 심리적·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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