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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격전지를 가다] '중량급' 격전지 동대문을…장경태vs이혜훈vs민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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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바람' 청년 장경태…'4선'에 도전하는 이혜훈·민병두

24년 보수 텃밭 빼앗은 민병두, 새 인물들에게 자리 내줄까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정윤미 기자,이준성 기자 = 정치 풍향에 따라 흔들리는 서울 민심은 선거판에서 최대 승부처로 분류된다. 다양한 인적 구성 때문에 표 쏠림 현상도 심해 사실상 서울 지역구 49곳이 모두 격전지다.

이 중 동대문을은 독특한 승부처로 급부상했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이 지역을 청년 우선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며 현역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장경태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자 미래통합당은 당의 경제통인 3선의 이혜훈 의원을 꽂았다. 현역인 민병두 의원에게 19·20대 총선에서 두 차례나 빼앗긴 보수의 텃밭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이 지역에서 두 차례 당선된 3선의 민병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뛰어들며 치열한 3파전 구도를 만들었다.

지역 민심도 대혼전이다. 과거 보수세가 지역에 아직 남아있고, 전농·답십리 뉴타운 개발과 장안동 지역 재건축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판세도 오리무중이다.

뉴스1이 26~27일 만난 동대문구 지역의 30대들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경제 전문가가 와서 지역을 발전 시켰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을 오래 지켰던 후보가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 등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동대문을의 치열함은 장안동 사거리에서부터 느껴졌다. 이 후보와 민 후보는 각각 사거리 맞은편에 둥지를 틀었고, 27일 장 후보의 사무소도 이곳으로 이전하며 3파전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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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후보가 26일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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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젊은 청년' 장경태(37) 후보는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이다. 동대문구 소재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012년 문재인 대통령후보 청년 특보를 지냈다. 이곳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만큼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자부한다.

장 후보는 밤낮 없이 얼굴 알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새벽부터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이름을 외치고 주민들과 눈을 맞춘다. 그의 얼굴이 보이는 투명한 마스크는 출근 인사 내내 입김이 서렸다.

장 후보는 '중량급' 후보들에게도 정치경력으로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동대문구는 내 삶의 터전"이라며 "새로운 사람이 국회로 가서 정체돼 있는 부분들을 바꿨으면 하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이곳과 청년의 고충을 아는 사람으로 바꾸는 게 가장 쉬운 일"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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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후보가 27일 장한평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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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갑에서 동대문을로 넘어온 통합당 이혜훈 후보(55)도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두 주먹을 불끈쥐고 "잘 다녀오세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고 우렁차게 인사하던 이 후보는 자신을 알아본 유권자를 놓치질 않고 다시 눈을 맞추며 감사인사를 한다.

이 후보는 과거 동대문구 소재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해당 지역이 낯설지 않은 만큼 지역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제 전문가 출신으로서 교통과 지역발전, 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단 계획이다. 서초갑 3선 출신인만큼 노하우를 쏟겠단 각오다.

이 후보는 "지역 발전, 교육의 장애물을 넘는 패턴과 우회로를 저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며 "명품도시도 해 본 사람이 만들 수 있다, 할일 많은 동대문에 일 잘하는 이혜훈이 왔다. 서울의 심장 동대문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1초도 아까운 듯 인터뷰 내내 지나치는 유권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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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후보가 유권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민병두 의원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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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후 무소속으로 4선에 도전하는 민병두 후보(61)의 인삿말은 앞선 두 후보와 확연히 차이났다. "접니다 저예요", 눈 좀 괜찮아 지셨어요?", "딸래미 학교는 어떻게 해, 입학식 못해서 서운하겠다". 본인의 이름보단 안부로 말문을 텄다. 민주당의 청년 공천으로 인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면서 "두 배로 열심히 할게요"를 외쳤다.

민 후보는 힘들어진 가게 운영을 토로하던 식당 사장님이 왈칵 눈물을 쏟자 "저한테 욕하세요"라고 달랜 뒤, 수행 비서에게 "오늘 저녁에 여기와서 밥먹자, 이따 올게요"라며 가게를 나섰다. 한숨을 푹 내쉰 민 후보는 비서에게 재차 저녁 일정을 확인했다.

그는 현역답게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이 돋보였다. 한 시민은 후보가 갈색 구두 차림으로 인사하자 "다리 아프니 운동화 신고 다니시라"며 안부를 챙겼고, "상대 후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라며 지역 통신원 역할을 자청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지역 민심은 접전을 예상케했다. 지지 후보는 제각각이지만, 다수가 동대문의 변화를 갈망했다. 동대문구에 17년을 거주했다는 77세 남성은 "현 정권이 심판 받아야 한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했고, 한 60대 여성은 "경전철이 들어오는 게 1순위야. 여론만 나오고 지금까지 안 되고 있어"라고 불평했다.

3파전의 막판 변수는 후보들이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와 장 후보와 민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3세 직장인 김모씨는 과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이 지역에서 대권 준비를 하다 민 후보에게 패배한 것을 겨냥한 듯 "한 지역구에 오래 있으면 서울시장 준비밖에 더 하지 않겠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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