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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숨돌린 조원태 VS 타격입은 조현아의 2차전이 '남매의난 ' 최종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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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주주연합측 새로운 공격에 긴장

조현아, 실패로 끝난 승부수에 난감해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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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위시한 '3자 주주연합'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양측의 주식 보유 규모가 엇비슷한 상황에서 이번엔 조 회장 측이 이겼지만, 3자연합 측이 계속 주식 보유량을 늘리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양측의 세력 판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현재 기준으로 조 회장 측이 보유한 한진칼 우호지분은 41.12%, 주주연합 측 지분은 42.19%로, 오히려 이번 주총에서 패한 측이 더 많다. 한진가 오너 3세들의 경영권 분쟁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그래도 일단 이번 주총의 승리로 조 회장은 한숨을 돌린 셈이 됐고, 조 전 부사장은 공격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한진가 내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그러나 3자 연합이 5년간 서로 결속키로 합의를 해놓았기 때문에 조 회장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총은 전초전에 불과하고 언제 열릴 지 모르나 다음번 주총이 진짜 남매간의 마지막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조원태, 한숨 돌릴 새도 없이 2차전 준비할 듯

조원태 회장은 일단 이번 주총 승리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주주연합의 공세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일단 주주연합이 꾸준히 지분을 사들이며 향후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거나, 조 회장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소송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주주연합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판결에 불복해 본안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법원은 주주연합이 제기한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8.2%에서 5%로 제한되면서 주주연합 입장에선 판세가 불리해진 바 있다.가능성은 낮지만 본안 소송으로 결과가 바뀔 시, 주주연합이 주총 무효 소송 등으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주주연합은 그 밖의 다양한 이유를 들며 한진그룹을 견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최근 조 회장이 한진칼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위임장을 받기 위해 상품권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했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도 지속 문제 제기 중이다.

양측 신경전이 장기전으로 흐르면 한진그룹은 앞으로도 주주연합의 공세에 맞서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또한 주주연합의 공격으로 불거질 수 있는 시나리오 또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선 반도건설의 의결권행사허용가처분 신청이 자충수가 됐지만, 이 같은 실수가 없었다면 조 회장 입장에선 자칫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 장기전 국면에 대비해 다양한 상황과 맹점을 확인하는 게 한진그룹의 과제로 남았다.

◇타격 입은 조현아, 반격 가능할까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주주연합이 패배하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일단 조 전 부사장이 돌아갈 자리가 사라졌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의 주력 분야인 호텔·레저사업의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송현동 부지 등 호텔·레저 부문과 관련된 유휴 자산 매각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선 한진그룹이 자금 확보 외에도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차단하려 유휴자산 등 매각에 나섰단 시각이 많았다.

아울러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사내 여론은 더 악화됐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이미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 사모펀드 KCGI와 손잡은 것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리스크를 더 키웠단 불만이 이어졌다. 한진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조 전 부사장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조 회장 측이 한진칼 우호지분 51%를 확보해 최후의 승자가 된다면, 조 전 부사장은 주주연합과 한진그룹 사이에서 붕 뜨게 될 수도 있다. KCGI나 반도건설 입장에선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 그만이지만, 조 전 부사장은 그룹 내 영향력을 완전히 내려놓을 생각이 아닌 이상 지분 매각이 쉽지 않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문제로도 고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상속으로 조 전 부사장은 거액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어떤 직책도 없어 재원 마련이 힘들다. 여러모로 조 전 부사장이 힘겨운 상황을 맞게 됐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은 2차전이 될 수 있는 다음번 주총에서 사활을 걸 가능성이 크다. 임시 주총이든, 정기 주총이든 간에 여기서 연합군과 함께 조 회장 체제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더욱 험난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남매의 난' 최종전이 이번 주총이 끝나자 마자 다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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