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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셧다운' 이어지지만…'코로나 이후' 바라보기 시작한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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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이정혁 기자,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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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생산거점이 잇따라 ‘셧다운’(일시폐쇄)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글로벌 공장들이 모두 문을 닫는 비상 상황에 처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슬로바키아·헝가리·미국 등 해외 가전공장이 셧다운 되거나 감산에 돌입한 모습이다.

재계는 현재 진행 중인 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하지만, 동시에 위기 후 성장 동력 마련에도 만전을 가하기 시작했다. 총수들은 "철저한 미래 준비"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14개 해외공장 중 9곳 셧다운… 생산력 75%↓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9개 국가에 14개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다. 이 중 코로나19 사태로 가동을 멈췄거나 멈출 예정인 곳은 모두 9곳이다. 현재 정상 가동 중인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기지는 중국 베이징·충칭·쓰촨·옌청 공장과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 등 단 5곳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국내공장(236만대)을 제외하면 314만대 수준인데 잇단 셧다운으로 이 규모가 121만대로 줄었다.

기아차도 국내공장(180만대)을 뺀 글로벌 생산능력이 202만대이지만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105만대 생산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해외공장의 75%가 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해외 가전공장이 셧다운되거나 감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슬로바키아 공장에 이어 헝가리 TV 공장도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글로벌 프리미엄 TV 양대 시장인 만큼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TV는 전량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 브라질 소재 마나우스와 캄피나스의 생산공장 2곳도 셧다운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 초 방문한 이 공장들은 스마트폰과 TV를 만드는 남미의 생산거점이다.

LG전자도 이미 폴란드 TV 공장 일시 감산에 돌입한데 이어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도 가동 중단했다.

대지면적 125만㎡에 건물 연면적 7만7000㎡에 규모의 현지 공장은 약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월 10만대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테네시주 클락스빌은 시민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이동 제한 등의 조치를 선포한 상태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인도 노이다·푸네 가전·스마트폰 생산공장도 다음 달 14일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위기 후 성장 준비하라"

위기 극복에 나선 재계지만, 총수들은 동시에 미래도 내다본다. 삼성과 SK, LG 등 대기업 리더들은 연이어 "철저한 미래 대비"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주주총회에서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는 만큼 슬기롭게 대처하고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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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코로나19 이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수원의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 사태로)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그룹 경영협의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영호 기자 yhryu@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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