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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 전셋값 ‘계속’ 오르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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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360

집값 하락 기대…매매 대신 전세

양도세 피하려 주인이 직접 거주

기준금리 0%대…월세 전환 증가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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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고가주택 대출 중단, 자금출처 증빙 강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에서 시세보다 수억원이 싼 급매물이 속출해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를 원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월세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 증가 등으로 전세 공급은 감소해 전셋값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4% 상승하며 6주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전셋값은 0.10%로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0.07%, 0.0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은 서초·강남구는 재건축 단지나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매매 대신 전세 수요 증가=최근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대신 전세나 월세에 눌러앉는 이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수 예정자의 경우만 봤을 때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시장을 관망하게 되면 계속 임차 수요로 남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강남권은 특히 자녀 교육 문제로 상시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전세 수요가 높다”면서 “최근 반포, 청담 등 일부 지역은 재건축 이주 수요로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강남권은 재건축 단지가 이주를 준비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888가구가 이달부터 이주에 나서고,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4지구 3000가구도 5월 이주를 앞두면서 인근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청담삼익 바로 옆 단지인 청담자이 전용 83㎡ 전세 물건은 14억원대에 나와있다. 올해 1월 같은 평형 전세 계약이 12억6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두 달 새 2억원 정도 뛰었다.

청담동 A공인 사장은 “인근 삼익아파트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했다”며 “이주민 대부분이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인근에 전세를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경우에는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나 강 건너 맞은편 광진구 자양동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양도세 부담, 2년 실거주 확산으로 전세 물량 감소=올해부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실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1주택자가 9억원 넘는 아파트를 10년 간 보유하면 양도소득세의 최대 8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여기에 2년간 실거주라는 요건이 붙었다.

서울 신축 대단지에서도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 단지는 올 초 전용면적 85㎡가 5억원 내외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5억원 후반~6억원대로 상승하면서 세 달 새 전셋값이 5000만~1억원 올랐다.

고덕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실거주 요건 강화로 본인 집에 들어가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세매물이 줄고 가격이 상승했다”며 “다음달 말 입주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강남구의 경우 소유주 2년 거주 시 양도세 혜택으로 소유주가 입주하려는 임대인들이 많아져서 전세 물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전세 매물 점점 사라져=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져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임대인은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늘리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월세 전환 움직임으로 수급불균형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6년 6월 당시에도 기준금리 인하(1.5%→1.25%)로, 월세 전환이 많아져 전세난이 발생한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중금리가 낮아지면서 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반전세나 월세로 속속 전환되는 등 전세 소멸이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기존 월세 세입자가 늘어, 전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확대로 집주인의 현금 선호 현상도 커지고 있다. 월세를 받아 늘어난 보유세를 충당하려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B공인 대표는 “최근 공시가 상승에 따른 보유세 증가 등으로 집주인이 전세 물건을 반전세로 돌리려고 하는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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