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1분기 그냥 날렸네”… 경영계획 새로 짜는 보험사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보험사들이 올해 경영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1월 말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경제상황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1분기 실적이 당초 계획보다 부진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4월부터 올해 경영계획을 새로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마련한 경영계획안은 지금 상황과 전혀 맞지 않아 쓸모가 없게 됐다"고 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조경표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을 하지 못한 것이 큰 타격을 줬다. 비대면 영업을 장려하고 있긴 하지만, 보험업은 대면영업에 기반한 상품 판매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과거에 고금리로 판매한 저축형 상품들이 많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을 많이 팔아 상품 구성(포트폴리오)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설계사들을 바이러스 숙주로 여겨 만나주지 않으니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내린 것도 예상치 못한 변수다. 보험사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유지할 때와 상반기에 한 번 0.25%포인트 내릴 때,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총 0.50%포인트를 내릴 경우의 수에 대비해 경영계획을 짰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운용수익을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지난해 경영계획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짰는데, 예상을 넘어섰다"고 했다.

일부 보험사는 4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예정 이율(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 인하 시기를 6월로 미뤄 절판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정 이율이 내리면 보험료가 높아지는데, 보험사들은 이를 활용해 절판 마케팅을 해왔다. 보험료가 더 오르기 전에 가입하라고 유인하는 것이다. 일부 보험사가 예정 이율 인하 시기까지 늦춰가며 절판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 여파로 3월에 판매해야 하는 목표치를 현저히 채우지 못한 탓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빨리 인하하고 상품을 판매하면 보험사 부담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지만, 3월 판매가 너무 안 좋다"며 "예정이율 인하 시기를 뒤로 미루면서까지 절판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을 조금이라도 더 달성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연지연 기자(actress@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