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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코로나19 공포 커진 바티칸… 교황청 성직자 코로나19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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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두 번째 치른 검사서도 음성… 바티칸 내 확진자 이제 5명

세계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시국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서 아침 미사를 올리고 있다. 바티칸=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는 성직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황청 내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 조직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무원에서 일하는, 이탈리아 출신 몬시뇰(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이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몬시뇰은 이탈리아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 몬시뇰이 교황과 물리적으로 가깝게 지내 온 인물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커졌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저로 쓰는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다고 알려졌다. 이곳은 성베드로대성당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교황청에서 근무하는 일부 성직자가 숙소로 쓰는 시설이다. 일부 현지 매체는 그가 교황과 자주 접촉하며 가까이에서 일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산타 마르타의 집은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기간 투표를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들이 묵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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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모습의 바티칸 세인트 피터 대성당 앞 광장. 바티칸=AFP연합뉴스


교황청 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산타 마르타의 집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일각에서는 이곳을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교황청은 대부분 부처에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지만, 일부 핵심 인사는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교황청 문은 열려 있는 상태다.

교황청은 방역 수칙에 따라 해당 몬시뇰의 국무원 사무실과 산타 마르타의 집 내 숙소 등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했다. 교황을 포함해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는 성직자 수십 명에게 검사를 시행했으나 아직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다고 전해졌다.

교황은 지난달 26일 수요 일반 알현과 사순절 ‘재의 수요일 예식’을 주례한 뒤 발열과 인후통, 오한 등의 감기 증세가 나타나 이후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 이탈리아의 한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당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 판정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추가되면서 바티칸 시국 내 누적 확진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기존 확진자는 교황청 일반 직원, 바티칸 박물관 직원 등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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