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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뉴욕마감] 사상 초유 '실업대란'에도 3일째 랠리…S&P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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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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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사흘째 랠리를 이어갔다. 일주일만에 실업자가 300만명 넘게 늘어나는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에도 불구하고 2조2000억달러(약 2700조 원)의 경기부양 자금이 풀릴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미국서 일주일새 300만명 실직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51.62포인트(6.38%) 뛴 2만2552.17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간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21%로 대공황이 있었던 1931년 이후 약 90년만에 최대치다. 통상 저점 대비 20% 상승은 강세장 전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54.51포인트(6.24%) 오른 2630.0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13.24 포인트(5.60%) 상승한 7797.54로 마감했다.

블리클리자문그룹의 피터 브룩바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세가 조만간 정점을 지난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이 어떤 모습일지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금지령과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려했던 실업대란이 현실화됐지만 시장은 의연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늘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조치를 고려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약 250만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실업수당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67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지금까지 주간 기준 최대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차 오일쇼크가 강타한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건이 최대였다.

그동안 시장은 신규 실업자 수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의 강도와 이후 경기회복 시기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로 보고 주시해왔다.

최근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이 잇따라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하면서 현재 3억3000여만 미국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에 놓여있다.

이들의 경우 식료품·의약품 구입과 야외운동 등을 제외한 불필요한 외출이 금지돼 있다. 비필수 인력인 경우 출근도 할 수 없고, 식당의 경우 테이크아웃 또는 배달만 허용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식당, 술집, 헤어샵, 체육시설 등의 종업원들이 사실상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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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700조원 슈퍼부양책, 이르면 27일 발동

전날 미 상원은 2조2000억달러(약 2700조 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Δ개인과 가족에 대한 현금 지급 2500억달러(307조원) Δ실업보험 확대 2500억달러(307조원) Δ기업 대출 3670억달러(약 451조원) Δ주·지방정부 지원 1500억달러(약 184조원) Δ병원 지원 1300억달러(약 160조원) 등이 포함됐다.

법안은 미 하원의 표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은 뒤 발효된다. 하원 통과는 27일쯤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부양 법안이 27일 하원을 통과해 법으로 제정되는 즉시 개인들에 지급할 현금(성인 1인당 약 1200달러)을 은행에 입금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5조달러(약 6000조원) 이상이 경기부양에 투입될 것이란 기대도 증시를 떠받쳤다.

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은 이날 특별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회의에선 경제위기를 막기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도 논의됐는데, 총 금액이 5조달러 이상에 달했다.


파월 "실탄 떨어질 일 없다…4분기 회복할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낙관론도 주가 반등에 한몫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에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올 4분기에는 좋은 회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현직 의장이 특정 방송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태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금은 일반적인 경기침체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우리 경제는 기본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시하고 있다"며 "자금 공급과 관련, 실탄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인 0∼0.25%로 전격 인하했다. 이어 23일엔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고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까지 매입 대상에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사업장을 닫고 일터에 나가지 말고 집에 머물도록, 일부 경제 활동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받고 물러서고 있다"며 "어느 시점에 우리는 바이러스를 통제 아래 둘 것이고 자신감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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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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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비축유 매입 좌초...WTI 8%↓

유럽증시도 사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8.00포인트(2.55%) 오른 321.38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126.70포인트(1.28%) 상승한 1만0000.96, 프랑스 CAC 40지수는 111.28포인트(2.51%) 뛴 4543.58을 기록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보다 127.53포인트(2.24%) 오른 5815.73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다시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했던 전략비축유 매입이 의회의 예산 배정 거부로 좌초되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1.89달러(7.7%) 떨어진 배럴당 2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저녁 9시16분 현재 66센트(2.41%) 내린 27.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미 에너지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략적 비축 목적으로 최대 7700만 배럴의 원유를 구매하겠다며 의회에 30억 달러의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 상원은 전날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 패키지를 처리하면서 전략비축유 매입 예산을 제외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4시1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15.30달러(0.94%) 상승한 1648.7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1.71% 내린 99.3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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