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226대1 vs 0.01대1…'코로나 여파' 청약시장도 극과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머니투데이

코로나19로 청약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달 강원도 원주에 공급된 한 단지는 349가구 모집에 단 4명 만이 청약했다. 서울·송도·부산 등의 청약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것과 대조적이다. 감염 우려에 대면 접촉이 힘들어지면서 오프라인 홍보에 의지했던 현장들은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원주·파주·양주 청약 대거 미달돼

26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원주 세경3차 아파트'는 349가구 모집에 단 4명이 신청했다. 다음날 2순위 청약에서도 2명만이 청약하며 98%가 미달로 남았다. 220가구를 배정한 특별공급에서는 단 1명도 청약하지 않아 100% 미달됐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파주연풍 양우내안애 에코하임'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별공급 71가구 모집에 단 1건만 접수된 데 이어 1순위 청약에서도 단 17명만이 청약 신청했다. 모집가구 수는 160가구로 청약률이 10% 수준에 불과했다. 2순위 청약에서 29건이 추가로 접수됐지만 전용 74㎡를 제외한 모든 타입이 미달된 채 마감됐다.

양주 '송추 북한산 경남 아너스빌'도 같은 기간 청약 접수를 받았다. 차례로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는 583가구 모집에 513건이 접수됐다. 전용 73㎡A·B는 각각 1.44대 1, 1.0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전용 63㎡A·B는 결국 미달로 남았다.

반면 인기 지역 현장들은 코로나19로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이달에도 높은 경쟁률을 내며 흥행했다. 서울 '마곡9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146.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1순위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려 지역 최다 청약자수를 경신했다.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도 평균 226대1, 최고 3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인기 지역은 굳이 홍보가 필요없는 곳도 있다"며 "견본주택을 보지 않고도 무작정 청약에 나서는 '묻지마' 수요가 많아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산 시장은 '선당후곰'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뜨거워져 있다. 먼저 당첨 되고나서 나중에 고민하라는 의미다.


오프라인 홍보 의존 탓…청약 양극화 심화 전망

하지만 비인기지역 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거나 사은품을 나눠주는 등 대면 접촉이 필요한 오프라인 홍보에 의지하는 경향이 높아서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을 맞기 전까지 청약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현장 관계자는 "설문지를 돌리며 홍보활동을 했는데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고 대면 접촉도 꺼리다보니 그냥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설문지 걷히는 수량도 평소의 80% 수준"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만들긴 했지만 서울처럼 핫한 지역이 아니고서야 주 수요층이 40~60대라 인터넷 사용이 서툰 분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손소독제, 마스크 등을 비치하고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한 곳도 있지만 외출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에 방문객 수가 대폭 줄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비교적 관심이 덜한 현장들은 견본주택 방문자 데이터로 사후 영업을 진행하는데 방문객 자체가 줄어들면 계약률을 높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