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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크리스마스에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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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아이디어 쏟아져… 남부 캘리포니아 기온 높아 가능

팀당 162경기서 144로 줄이고 7이닝 더블헤더까지 제안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과 선물을 주고받고,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은 다음 텔레비전 앞에 모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6차전을 본다면 어떨까."

미 LA타임스가 26일 "올해 크리스마스에 월드시리즈가 열릴 수도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비롯해 게릿 콜(30·뉴욕 양키스) 등 MLB 최고 스타들의 연봉 협상을 담당하는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8)다. 그는 "6월 1일부터 리그를 시작해 예년처럼 팀당 162경기를 소화하거나, 7월 1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를 하는 방안을 MLB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올해 산타 선물은 월드시리즈?

보라스의 계획에 따르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디비전·챔피언십·월드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은 12월 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한겨울에 어떻게 경기를 할 수 있을까. 그는 "기후 연구를 했는데, 남부 캘리포니아 12월 기온이 미국 내 대부분 도시의 3월 말~4월 초 기온보다 높다"며 "12월 포스트시즌은 8개 돔구장과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3개 구장에서 치르면 된다"고 했다. 또 7월부터 정규 시즌을 치를 경우 팀당 최소 12차례 더블헤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로스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MLB에선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목소리가 크다. 81경기만 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그런데 보라스의 계획은 될 수 있으면 많은 경기를 하자는 것이다. 이유는 그의 고객에게 있다. 선수들 입장에선 많이 출전할수록 연봉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FA(자유계약)에도 유리해진다. 보라스는 "팀당 162경기에 겨울 포스트시즌까지 소화한다면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와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A타임스는 보라스의 계획에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①10~11월에 시즌을 진행하기에는 악천후가 많고, ②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운 팬들이 겨울에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어렵고, ③12월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 내년 시즌도 최소 4월 중순으로 미뤄야 한다는 것이다.

◇7이닝 더블헤더도 하자고?

조선일보

MLB는 코로나 여파로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중이다. 리그가 정상 운영될 땐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 ESPN은 26일 로스 앳킨스(47) 토론토 블루제이스 단장이 '7이닝 더블헤더'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시즌 일정 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투수들의 피로도를 줄이며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미 대학야구와 마이너리그에선 실제 7이닝 더블헤더 경기를 한다. 롭 맨프레드(62) MLB 커미셔너도 이날 ESPN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9이닝 제도도 변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묘책'이 나올지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곧 리그 운영 방안에 합의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합의에서 그간 MLB 안팎에서 오가던 내용 중 일부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USA투데이에 따르면, 더블헤더 포함 팀당 최소 100경기 이상 치러 10월까지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고, 11월 말 월드시리즈를 끝내는 일정이 유력하다. 정규 시즌 축소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포스트시즌 출전 팀을 늘리는 것도 논의 중이다.

USA투데이는 올 시즌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인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도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고 전했다. 올 시즌 경기 수가 적어져도 모든 경기에 출전하면, 예년 162경기를 소화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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