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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 실업수당 신청 328만건 ‘12배’ 폭증…실업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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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비 300만명 ‘늘어’

집계 시작 이후 최대치

5월 실업률 13% 전망도



경향신문

‘2조달러’ 경기부양안 96 대 0 ‘만장일치’ 통과 미국 상원이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달러(약 245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장면이 상원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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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실업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26일(현지시간) 지난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다. 전주 28만1000건과 비교해 무려 12배가 증가했다. 미 상원이 2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달러(약 245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기침체를 막을 수 없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집계를 시작한 1967년 이후 최대치다. 이전 최고 기록은 2차 석유파동 직후였던 1982년 69만5000건이었다고 미 CNN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6만5000건) 때보다도 많은 수치다.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코로나19가 야기한 일자리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특히 미국의 여러 주정부가 자택 대피령을 내리고, 필수적이지 않은 업종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시키면서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이 대량 실업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전문가들은 3월 셋째주 실업사태가 표면화할 것이라며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00만~200만건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 신청 건수는 예상을 웃돌았다. 항공, 여행, 요식, 소매 등의 업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dpa통신은 분석했다.

문제는 실업사태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오는 5월 미국 실업률이 13%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도 1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가 드러난다. 코로나19 감염 규모와 속도가 빨라지면서 3월 실업률 통계가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5%로 50여년 만에 최저치였다.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원은 25일 2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방안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6표, 반대 0표로 통과시켰다. 법안 내용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5000억달러(약 614조원)를 대출하고, 연 소득이 7만5000달러(부부 합산 15만달러) 이하인 경우 1인당 최대 1200달러(약 147만원), 어린이의 경우 최대 500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등 기업과 가계를 전방위로 돕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한 해 예산이 4조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정부 예산의 절반이 한꺼번에 투입되는 것이다. 실업보험금 확대에 2500억달러(약 307조원)가 배정되면서 실직자는 4개월간 실업보험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5000억달러 기업 대출에 보잉을 위한 지원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도 일었다. 법안은 27일 하원 표결을 통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워싱턴포스트에 “다가오는 경기침체를 막을 수는 없다. 가계나 기업에 재정 지원이 얼마나 신속히 이뤄질지는 모르고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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