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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법·꼼수 속 막 오른 총선, 유권자가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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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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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4·15 국회의원 총선거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띨 뿐 아니라 집권 후반기 의회 권력의 향방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심은 선거를 통해 집권세력을 평가하고 야당에 대한 기대 수준을 표출한다. 21대 총선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야당의 정권견제론에 손을 들어줄지가 선거 판세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선거의 본래 목적만으로 4·15 총선을 바라보기엔 이제까지 진행된 여야의 공천 및 비례대표 선정 과정이 너무 참담하다. 역대 이런 난맥상 속에서 선거전에 돌입한 총선이 또 있었을까 싶다. 가장 대표적인 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별도의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꼼수 대결’을 펼치는 점이다. 정당 지지율과 의석 분포의 괴리를 줄이고 작은 정당의 의회 진출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처음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신은 실종된 채 최악의 누더기 선거법만 남았다.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거침없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더니 지도부를 교체하면서까지 비례대표 명단을 새로 짜는 탈법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을 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치 현실’을 이유로 사실상의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국회의원을 파견해 비례 순번을 앞당기는 꼼수로 맞섰다. 여기에 여권의 또 다른 위성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까지 출현했다. 유권자의 표심을 의석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표심이 더욱 왜곡될 위기에 처한 게 이번 총선의 특징이다.

선거란 게 매번 그렇긴 하지만 이번에도 여야 공천의 난맥상은 도를 넘었다. 특히 후보 등록 전날 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가 두번이나 탈락시킨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을 황교안 대표가 직권으로 되살린 건 한심한 공천 양상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일 것이다. 민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렇게 할 거면 공천관리위는 왜 두고 선거법은 왜 지키는지 황 대표는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선거가 아무리 탈법·꼼수의 정치로 얼룩진다 해도,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있다. 국회의원 선거의 핵심 판단 기준은 집권세력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일 테지만, 유례없이 혼탁했던 비례 위성정당 문제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이 분명한 심판을 내려주길 바란다.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매섭게 평가하는 21대 총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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