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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마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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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일본의 전통 화투 ‘하나후다(花札)’를 파는 상점 ‘닌텐도 곳파이(任天堂骨牌)’를 교토에 열었다. 세계적 게임업체 닌텐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닌텐도 즉 ‘임천당(任天堂)’은 ‘운을 하늘에 맡긴다’라는 의미다. 게임업체로서 닌텐도의 정체성이 확립된 시기는 1980년대였다. 당시 닌텐도는 미국 시장에 수출한 게임기가 실패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미국인에게 친숙한 뽀빠이의 판권을 사려고 했지만 이마저 실패하면서 기로에 서게 됐다. 그런데 신입사원 미야모토 시게루가 캐릭터를 디자인해보겠다고 자원했다. ‘아톰’을 창시한 데츠카 오사무를 본받아 만화가의 꿈을 품었다는 미야모토는 자신의 첫 작품 ‘동키콩’에서 창작열을 불태웠다. 뽀빠이 대신 ‘마리오’를, 올리브 대신 ‘레디’를, 브루투스 대신 ‘동키콩’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동키콩이 나무통을 던진다’ ‘마리오가 점프해서 그 나무통을 피한다’ 등 신선한 발상으로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콧수염과 ‘M’자가 쓰인 모자에 포인트를 뒀다. 셔츠에 멜빵 바지를 매치한 평범한 작업복을 입히고 주먹코에다 통통한 체형을 구현해 마리오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동키콩’과 ‘마리오 브라더스’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1985년부터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슈퍼 마리오’ 전체 시리즈는 가정용과 휴대용을 합쳐 2억6,000만 개 넘게 팔렸으며 캐릭터 상품 누적판매 규모도 10조원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닌텐도에도 불똥이 튀었다. 4년간 공들여 제작한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올림픽’ 흥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기왕 만든 게임이니 판매를 강행할 수도 있지만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021년 버전으로 수정하려면 로고와 디자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 마리오의 도쿄올림픽 버전을 기대하던 게임 마니아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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