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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프로배구, 사상 첫 정규리그 조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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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한국배구연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2019-2020 V리그를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가 정규리그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종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한국배구연맹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사무실에서 13개 구단 단장들이 모인 이사회를 열어 정규리그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에도 KOVO는 이사회를 열었지만 리그 종료와 재개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조원태 KOVO 총재가 각 구단 단장들에게 조속한 결론 도출을 제안해 격론 끝에 리그 재개가 어렵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2019-2020시즌 순위는 '5라운드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V리그는 6라운드까지 펼치지만, 이번 시즌에는 팀마다 많게는 3경기, 적게는 1경기만 6라운드를 치렀다.


KOVO 이사회는 '같은 경기 수'가 순위 선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5라운드 종료할 때의 순위는 리그 중단을 결정한 3월 3일까지의 성적과 같았다. 남자부는 5라운드까지 승점 64(23승 7패)를 쌓은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승점 62, 22승 8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창단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여자부 1위는 5라운드 기준 승점 52(19승 6패)를 얻은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승점 51, 17승 8패)를 2위로 밀어냈다. 현대건설은 201-2011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KOVO 이사회는 정규리그 1∼3위 상금 총 4억원(남자부 1위 1억2000만원, 2위 7000만원, 3위 3000만원, 여자부 1위 1억원, 2위 5000만원, 3위 3000만원)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전문위원, 심판, 기록원 등 구성원들의 생활자금으로도 지원할 계획이다.


KOVO는 "리그 조기 종료에 대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앞으로 이런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에 대한 세밀한 규정을 보완해 어떤 상황에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초에 열리는 KOVO 이사회에서는 리그 종기 종료에 따른 2020-2021시즌 준비에 대해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남은 과제는 시상, 자유계약선수(FA) 등 행정적인 문제다. FA는 선수와 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여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배구연맹 FA 관련 조항을 보면, 매 시즌 출전 경기 수가 정규리그의 40%를 넘은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남자부는 36경기의 40%인 14경기, 여자부는 30경기의 40%인 12경기 이상을 올 시즌 뛴 선수가 FA 자격 선수가 된다.


그러나 올 시즌엔 리그가 종착역을 앞두고 중단되면서 이 규정을 채우지 못한 선수가 적지 않다.


각 부문 시상에 대한 계획도 관건이다. 정규리그는 끝을 보지 못했지만, 시즌 종료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한 시즌 동안 공격과 수비 부문의 시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배구연맹은 체코에서 열기로 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일정도 다시 상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 전역이 코로나19로 입국을 제한하는 상황이라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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