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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코로나 확산 차단에 개신교계의 전폭적인 협력ᆞ동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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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순복음교회 전경. 순복음교회는 내달 1일부터 2주간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28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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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종교계에 주일 예배를 포함한 종교 집회 자제를 긴급 요청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당분간 종교 집회를 자제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며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종교계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 같은 대형 교회들이 이날 긴급 공고문을 발표해 교인들에게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2주간 주일(일요)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모든 예배와 모임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앞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교단도 소속 교회들에게 예배 중단을 권장ᆞ허가했고, 불교계와 천주교계는 이미 모든 법회와 미사를 중단하는 초유의 결단을 내린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는 전 국민이 예외 없이 예방에 사력을 다해야 하는 중대 위기다. 때문에 예배 중단 등을 통한 개신교회들의 방역 동참은 당연한 결정이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아직도 오프라인 예배를 고수하는 대형 교회들이 있다는 점이다. 평일 예배나 모임은 중단하지만 주일 예배만큼은 강행하는 곳도 적지 않다. 주일 예배 중단 시 헌금을 받지 못해 입게 될 재정적 타격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소 교회일수록 이런 고심은 더 클 것이다. 불안한 시국을 신앙심에 기대어 극복하려는 신자들의 요청에 예배 중단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교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자들의 안위와 건강이다. 강력한 전염성으로 하루에도 수백 명씩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천여 명이 밀폐된 공간에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 행위다. 이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이를 증명했지 않은가.

신앙인에게 예배는 중요한 책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배하듯 사는 삶이다. 감염병 위기 국면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예방 수칙과 정부 방침을 따르는 노력 역시 이에 포함될 것이다.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우리가 이기도록, 또 방역 전선에서 감염병과 맞서는 확진자들과 의료인,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은 집에서 간절히 예배하자. 신은 그렇게 인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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