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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터키 에르도안, 시리아 공습에 33명 터키군 잃자 러시아, 유럽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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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들리브=AP/뉴시스] 28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 파견 배치된 터키군 차량들이 주도 이들리부시 동부로 향하고 있다.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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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터키와 시리아의 대립이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27일 이들리브주 휴전 감시를 이유로 자국 허락없이 터키 국경을 넘어와 주 경계선에 배치된 터키군 및 친터키 시리아반군에 공습을 가해 33명을 살해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부군과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아사드를 돕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격렬한 항의의 전화를 했다.

2015년 9월부터 아사드 정부군을 공습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전날의 터키 파견군 기지에 대한 시리아 공습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용인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터키 정부는 28일 통화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직접 만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은 내전이 4년 지날 무렵 전세가 극히 불리해진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공습 지원으로 기사회생했고 이들리브주만 탈환하면 12만 ㎢ 면적의 유프라테스강 서부 전역을 완전 수복하게 된다. 지중해변 및 터키 남서 국경과 접한 이들리브주에는 급진 조직을 중심으로 시리아 반군 수만 명이 마지막으로 집결해 300만 명의 주민과 함께 정부군과 맞서고 있다.

아사드는 2018년 여름 이들리브주 공략을 시도했으나 주민들의 인도주의 위기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러시아가 소극적이자 이를 일단 접었다. 이때 러시아 푸틴과 터키 에르도안이 이들리브주 휴전을 중재했는데 터키는 휴전 합의안이라면서 휴전 감시 목적으로 터키군을 월경시켜 이들리브주 주변에 배치했다.

아사드 정부는 국경을 넘은 터키군의 배치에 반발했으나 러시아 때문에 가만 있다가 2019년 여름 다시 이들리브주 공략에 나서면서 먼저 터키군 및 친터키 반군 포스트를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1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11월 공세를 멈춘 시리아 정부군은 올 2월 다시 이들리브주 공략에 나섰고 터키군 포스트를 때렸다.

시리아의 3차 이들리브주 공략이라고 할 수 있는 최근 공격으로 터키 측은 전날 33명을 포함해 54명이 사망했다. 만약 터키의 휴전 감시군이 없었다면 이들리브주 주민들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에 분명 많은 수가 죽고 큰 고통을 당했을 것이며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서부 근거지는 정부군에 의해 분쇄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런 대의적 목적으로만 시리아 국경을 넘어 자국군을 배치하고 잔학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친터키 반군을 이들리브주 주변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쿠드르족 무장대를 무력화시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리브주 군 배치는 터키의 이익 도모가 가장 큰 동기였다고 할 수 있다.

뉴시스

[파자르쿨레=AP/뉴시스] 28일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체류 난민 및 이주자들의 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말한 직후 여러 유럽이주 시도자들이 그리스 와의 육상 국경선까지 와서 왼쪽 철망 너머 그리스 땅을 바라보고 있다 202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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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터키가 동맹국인 나토는 시리아의 터키군 공습에 대해 비판 성명에 그치고 보복 협력과 같은 말은 꺼내지고 않고 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일환으로 아사드에 대한 시리아 국민들의 무장 저항이 시작된 직후부터 아사드의 퇴진 및 축출을 줄기차게 주장하기는 했다. 이 점은 분명하지만 에르도안은 시리아 내전의 반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가 2016년 적으로 간주하는 쿠르드족의 반군이 뜻밖에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신뢰를 받고 세력을 얻자 처음으로 시리아 국경을 넘었고 2018년 3월과 2019년 10월 두 번이나 더 국경을 '무단' 월경했다. 모두 쿠르드족 세력 차단 및 무력화가 목적이었다.

터키는 이들리브주 군 배치를 위해 네 번째로 시리아 국경을 넘은 셈이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이들리브주 휴전을 같이 중재했지만 터키군의 배치를 완전히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 러시아가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실어준다면 터키의 입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나토가 큰 도움을 주지 않자 에르도안은 유럽의 큰 약점인 무작정 이주자 이슈를 꺼내들고 유럽연합(EU)에 개입을 협박하고 나섰다. 터키에는 현재 시리아 난민을 포함 350만 명의 유럽이주 희망 이주자들이 체류하고 있다. 심각한 이주자 사태에 시달린 유럽연합은 이주자들의 도항 시도를 저지해서 이들을 터키 땅에 묶어줄 것을 2016년 3월 400억 유로의 돈을 주고 터키에 부탁했다.

28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 수백 만 이주시도자들의 유럽 이주시도를 더 이상 억제하거나 단속하지 않고 그리스나 지중해로 나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다시 100만 명 이상의 이주자 쇄도 사태를 당하고 싶지 않으면 시리아 이들리브주 상황과 관련해 터키 편을 들고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를 압박해달라는 무언의 요구인 것이다.

에르도안의 위협 얼마 후 미국을 비롯 프랑스, 영국 및 독일 정상들이 에르도안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터키 정부에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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