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확진자 속출에 공장·은행·백화점 줄줄이 폐쇄… "장기화땐 수조원 피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울산 현대차 공장서 확진자 발생… 생산라인 올스톱
을지로·명동·여의도에 테헤란로까지… 줄줄이 건물 폐쇄
‘일평균 매출 50억원’ 신세계 강남점, 확진 직원나와 임시 휴점

국내에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2300여 명을 넘어선 가운데 회사 임직원 등 관계자가 확진 또는 양성 판정을 받아 사업장을 전면 폐쇄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 1명에 고급車 1000대 생산 ‘올스톱’

28일 방역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 울산 2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오전과 오후 근무조를 합해 4000여명이 일하는 공장이 멈춰 선 것이다. 울산 2공장에서는 제네시스 GV80, 펠리세이드, 싼타페 등 수요가 몰려 있는 고급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도 1000여 대에 달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불어날 수밖에 없다.

조선비즈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복합단지 '파크원' 공사 현장 입구에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말 사이 방역을 철저히 한 뒤 다음달 2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다행히 주말엔 당초 근무가 예정돼 있지 않아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도 이날 임시 폐쇄됐다. 이곳에 근무하는 사무직원이 전날 "발열증세가 있는 가족이 있다"고 회사에 알리면서 선제적 조치가 이뤄졌다. 현대로템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공장을 임시폐쇄하고 전 구역에 대한 방역을 실시했다. 공장 가동은 다음달 3일 재개될 예정이다.

◇도심 한복판 확진자 속출에 은행·기업 본사 폐쇄
서울에서도 강북 도심권과 여의도, 강남 등 직장인들이 밀집한 상업 중심지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도심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GS홈쇼핑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사옥이 폐쇄된 이후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에서도 확진 또는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이 나와 사무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타워는 SK텔레콤에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자로 판명돼 사흘째 폐쇄에 들어갔다. 명동에서는 에이랜드 본사가 있는 동양빌딩에서만 확진자 7명이 발생하자 구청이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직원이 27일 양성 판정을 받아 건물 전체가 폐쇄되고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KDB산업은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은이 수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두 은행 직원들의 동선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중심지의 방역이 뚫리면서 문을 닫는 회사가 늘어나게 되면 금융거래 마비 상태까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삼성카드 직원 1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돼 한국은행이 입주해있는 서울 태평로 빌딩의 20층이 폐쇄되기도 했다. 삼성카드 측은 "고열 증세가 나타난 직원이 있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20층을 일시 폐쇄하고 29일 사옥 전체에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서울 여의도 본사 바로 옆인 파크원 건설현장 근로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본사와 인근 IFC 빌딩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조선비즈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비상근무를 위해 출근한 직원들이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뒤 건물 내 비상 근무 지정 장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장 닫는 유통업계 매출 타격 직격탄

유통업계 또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가 매장을 방문한 사례가 속출하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등 대형 다중이용시설 전체가 속속 폐쇄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협력사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8일 전관 임시 휴점에 돌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기록한 전국 매출 1위 점표다. 일평균 매출은 약 50억원으로, 휴점에 따른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영업 재개 시점은 보건 당국과 협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지에 포함돼 지난 23일 식품점을 임시 휴점했다.

신세계 강남점 인근에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강남점도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28일 하루 휴점에 들어갔다. 확진자는 지난 26일 오후 7시에 강남점을 방문했다.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29일부터 정상 영업한다. 다음달 2일 예정됐던 임시 휴점일에도 정상영업한다.

서울 여의도 IFC몰도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사실을 통보받고 28일 오후부터 임시 휴점했다. IFC몰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청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수출입은행 직원이 IFC몰을 방문한 사실을 통지받고 즉각 건물을 폐쇄했다. IFC몰은 몰 내부와 지하철 연결통로까지 몰 전체 방역을 마친 뒤 관계기관 확인을 거쳐 다음달 1일 정상 영업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계열 식품회사인 롯데푸드 총무부 직원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옥을 비우고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통보했다. 롯데푸드는 "이미 두 차례 회사 내부를 소독했고, 추가로 2회 더 소독할 예정"이라며 "출근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는 수출 감소, 소비 심리 위축 등 여러 경로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사업이 ‘셧다운’되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서 도미노 피해가 발생해 수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