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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부족해도 너무 부족해요” “줄 서다 병 걸리겠어요”…대구·경북 ‘마스크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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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스크 특급공급 첫날…우체국·농협 등 배부처마다 장사진

“가족이 5명인데 2장만” “꼭 줄을 세워야 하나” “어린이 마스크 공급 부족해”

헤럴드경제

대구=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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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대구에는 좀더 많이 나눠줘야 하지 않나요” “줄 서다가 병 걸리겠어요. 분배도 좀 똑똑하게 하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요. 틈날 때마다 사둬야죠.”

정부 발표만 믿고 마스크 구입을 위해 전국 우체국과 농협, 약국 등에 몰렸다가 전국민이 허탕을 친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의 상황은 더욱 절박했다. 시민들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거나 2시간 가까이 기다려 겨우 몇 장을 손에 쥘 뿐이었다.

이날부터 정부와 대구시는 식약처에서 수령한 90만장과 이미 확보한 100만장 등 총 190만장의 마스크를 각 구·군별로 분배,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대구·청도 89개 우체국에서 우선 마스크를 팔았다. 그러나 수요자들의 요구 수량 만큼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곳곳에서 볼멘소리 등이 흘러나왔다.

대구 수성우체국에는 오후 3시께부터 시민이 줄을 서기 시작해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5시에는 600여명이 몰렸다. 우체국 측은 대기하는 시민에게 차례로 번호표를 배부했지만 먼저 온 시민은 번호표와 마스크를 교환하기 위해 2시간여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대구 달서구 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45)씨는 “정부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를 2장 받았다”면서 “가족이 5명이다.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충분한 양이 공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가족이 5명이라는 주부 권모씨는 “대구·경북 지역은 상황이 심각한데 마스크도 지금보다 더 많이 나눠줘야 하지 않나. 가족 모두가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서모(37)씨는 “집에 마스크가 좀 남아 있긴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 아니냐. 틈날 때마다 구입을 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40대 한 주민은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왜 자꾸 줄을 세우는지 모르겠다”며 “각 동의 동장을 통해 나눠주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으냐. 분배에 있어서도 똑똑한 행정관청이 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및 확진자가 많이 나온 청도대남병원이 위치한 경북 청도지역 각 우체국에서도 이날 오후 늦게부터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조모(34·청도군 청도읍 거주)씨는 “집에 마스크를 충분히 비축하지 않아 불안하다”며 “더 많이 구입했으면 좋겠는데 판매 수량을 1인당 5매로 제한해 성에 차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서모씨는 “청도는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이라며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대문에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돼는 곳이 되어 버렸다. 마스크 없이 살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도지역에서 학습교사를 하고 있다는 40대 한 여성은 “1시간 전부터 기다렸다”며 “아이가 쓰는 마스크가 없어 화가 난다. 어린이용 마스크도 충분히 공급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관 경북지방우정청장은 “앞으로도 마스크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이 안정되면 우체국쇼핑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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